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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보다는 테니스가 좋은데!

직장인 운동 이야기

by moonworks
테니스 준비중

운동을 좋아한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경쟁스포츠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스스로를 단련하는 웨이트트레이팅과 같은 운동이 있고, 축구/농구/테니스와 같이 상대방 또는 상대팀과 겨루며 땀 흘리는 종목이 있다. 인내심과 지구력이 부족한 나에게는 짧고 강렬한 경쟁 스포츠가 매력적이다.


러닝을 하며 상대방과 기록을 경쟁하는 분들도 계신지만, 나는 조심스럽지만 러닝을 스스로를 단련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본다. 내 입장에서 러닝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나는 나 자신보다는 남을 이기는 걸 좋아하는 아직은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뛰기만 하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농구가 나의 메인 스포츠였다.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허겁지겁 밥을 먹고 체육관으로 뛰어가 열심히 땀을 흘렸고, 이제와 말하지만 야간자율학습을 튀고 농구를 한 적도 많았다. 그러다 대학교를 오며 축구의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 내가 졸업한 대학교에서는 매년 축구 리그가 진행되었는데, 1년 동안 진행되는 리그 기간 동안 훈련하고 타 학과와의 리그 경기를 소화했다. 조금 과장을 하자면, 축구하려고 학교를 갔을 정도다. 정말 많은 추억을 만들었고,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어울리는 친구들은 같은 과 축구 동아리 선후배들인걸 보면 그때 참 즐거웠다.


직장을 다니다 그만두고 독일로 석사 유학을 떠났다. 약 2년의 유학시절 동안 동네 축구팀에 들어가 주중에는 훈련하고 주말에는 지역 리그 경기를 뛰었다. (시골이어서 사실할 게 많지도 않았다…) 주변에서 다들 축구 유학 간 거 아니냐고 말하던 시절, 거칠고 피지컬이 강한 독일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 축구를 더 잘하고 싶어서 헬스장에서 몸을 만들기도 했던 때이다. 내 인생에서 체력이 가장 좋았던 때 이기도 하다.


취직을 하고서는 도시로 거처를 옮겨 토요일 아침마다 한인 축구팀에서 공을 차기도 했다. 시간적 여유가 많았기에, 자전거도 타고 수영도하고 여름에는 비치발리볼 겨울에는 등산도 하며 다채로운 액티비티를 했다. 그러던 중 농구를 하다 발목을 한 번 다쳤고, 축구를 하다 팔 골절부상을 크게 당했다. 특히 팔을 다치고서 재활까지 약 1년이 걸렸는데, 이 경험으로 더 이상 남과 격렬하게 몸을 맞대며 부상 가능성이 있는 운동은 기피하게 되었다.


다치면 일정 기간 동안 운동을 못하게 되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자, 다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를 고민하다 찾은 운동이 바로 ‘테니스’다. 이제 테니스 이야기를 해보자 드디어!


중학교 시절 2년 정도 테니스를 배웠다. 레슨도 받고 경기도 하고, 습득이 빠른 시기라 테니스도 금방 늘었다. 그러다 농구의 재미에 빠지며 멀어졌던 테니스. 30대에 다시 라켓을 잡았고, 다행히 몸이 어느 정도는 테니스라는 운동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저 경쟁 스포츠라고만 생각했는데, 30대에 다시 접한 테니스는 달랐다. 이전까지의 스포츠인 농구/축구와는 다르게 심장이 터질 듯 계속 뛸 필요도 없었고, 오히려 마음의 여유를 갖고 템포를 조절하는 게 더 중요했다. 아 이거다! 가능하다면 아들과 함께, 할아버지가 돼서도 손자/손녀와 함께하고 싶은 스포츠라고 생각했다.


코로나가 터지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새벽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어쩌면 토요일 새벽밖에 여유로운 시간이 없어서 일수도 있겠다. 테니스를 치고 귀가하면 가족과의 주말은 시작된다. 테니스를 치는 많은 친구들이 골프를 함께 즐긴다. 대학생 시절 골프를 잠깐 배우기도 했고, 함께 어울리고자 노력을 했는데도 나에게 골프는 아직 재밌지 않다. 30대인 나에게 골프가 테니스보다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골프보다 시간을 덜 소비하기에 가족과의 주말을 보낼 수 있는 장점, 그리고 아직은 뛰며 땀 흘리는 테니스가 골프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다. 물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더 나이가 들면 그때는 골프가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최고의 운동은 테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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