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운동 이야기
토요일 아침 새벽 5시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평일이었다면 눈도 떠지지 않았을 시간에 일어나 테니스를 치러 나갈 준비를 한다. 부지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새벽형 인간이 아니다. 첫째가 태어나고 아침이 빨라졌고,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서는 결국 잠을 자는 시간을 쪼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새벽 테니스에 빠져 어느덧 4년째 토요일 6시에 테니스를 치고 있다. 함께 테니스를 치는 친구들도 대부분 육아를 하는 아빠들이라 2시간 힘들게 운동하고는 바로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과의 주말을 즐긴다. 운동과 가정을 함께 지킬 수 있다, 토요일 졸음이 오는 그 순간만 이겨낸다면.
새벽 테니스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테니스를 치러 가는 새벽길이다. 평소에는 차가 밀리고 혼잡한 서울 도심이 뻥 뚫려있다. 소수의 새벽 피플들이 빠르게 하루를 시작하는 걸 보며, 마치 나도 그중의 한 명인 것 같은 우쭐함도 느낀다. 조금씩 밝아지는 새벽길을 운전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 느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매우 상쾌하다.
직장일이 바빠지고, 육아도 병행하며 핑계일 수 있지만 운동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그러면서 점점 체력도 떨어지는 걸 느낀다. 그나마 테니스라도 꾸준히 쳐서 유지하는 수준이지만, 알다시피 테니스 복식은 그렇게 고강도 운동은 아니다. 농구나 축구에 비해 집중력을 더 요구하기는 하나 활동량이 큰 스포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식은 다른 문제다, 매우 힘들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 동안 땀을 흘리며, 뛰어다니고, 공을 치고, 파이팅을 외치다 보면 약 1,000칼로리가 소비되었다고 애플워치가 보여준다.
토요일 새벽 테니스를 위해 금요일 저녁에는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성향이 아니어서 나에겐 큰 타격은 없지만, 금요일 저녁마다 음주를 즐기는 분들에게는 고문일 수도 있다. 다만, 이제 술을 조금 줄이고 평범한 금요일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토요일 새벽 운동을 추천드린다. 한 가지 팁은 가능한 토요일 새벽에는 개인 운동이 아닌 팀 운동으로 약속을 잡아라. 그래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강한 의지로 일어날 수 있다. 또한 함께하면 더 재밌는 게 운동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