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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만에 다시 돌아온 코트

직장인 운동이야기

by moonworks
새로운 라켓과 함께

개인적인 이유로 100일 동안 라켓을 잡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복귀한 코트, 오랜만에 새벽 운동을 다녀왔다. 감회가 새로웠다. 일상이었던 순간들이 일상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온 그 기분은 참 묘하게 행복했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사실 당연하지 않다는 걸 깨닫고, 그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었다.


2020년, 독일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처음 새벽 테니스를 시작했을 때의 감정이 떠오른다. 그때도 딱 이맘때였다. 새벽공기는 쌀쌀하면서도 신선했고, 늘 붐비던 서울의 거리가 잠잠한 그 고요함이 낯설면서도 좋았다. 한국에서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던 그 시기, 해외에서의 긴 생활로 멀어졌던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시금 쌓아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리고 토요일 새벽 테니스는 그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켜 주는 완벽한 루틴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새롭게 적응하는 데 있어서, 아마 가장 큰 역할을 해준 것이 바로 이 새벽 테니스였던 것 같다.


벌써 4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나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친구들과 테니스를 치고 있다. 반복되는 특별함은 어느 순간 평범해지기 마련이다. 토요일 새벽 테니스 역시 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특별함은 서서히 희미해졌었다. 직장생활에 바빠지고, 내 삶에 다양한 이벤트가 더해지면서 말이다. 그렇게 조금씩 멀어졌던 테니스는, 지금 내게 다시 소중하게 다가왔다.


100일 만에 다시 테니스를 쳤더니 온몸이 쑤셨다. 그동안 테니스가 나름대로 내 체력과 근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었구나 싶었다. 40대의 문턱에 서 있는 지금, 운동을 놓아버리면 정말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테니스를 꾸준히 이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테니스는 내게 Sport와 Leisure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맞춰주는, 몸과 마음을 모두 충전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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