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던가. 특별히 설레는 날을 기다려 본 것이.
어린 시절에는 소풍 전날이나 수학여행, 그리고 딱히 하는 것은 없었지만 그냥 그 자체로 설레어야만 했던 크리스마스이브와 같은 날들에 설레곤 했다. 하지만, 유독 내 생일에 대해 설레었던 기억은 거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8월생의 운명이란 것이 학창 시절에는 언제나 여름방학에 밀렸으며, 직장인이 되고 당분간은 일에 밀렸고, 그러다 보니 그것에 체화되어 그다지 생일에 대해 감정을 갖지 않게 돼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상태로 생일을 떠올리자면 여느 날과 아주 다를 것은 없으나 기분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약간의 차이점은 분명히 있기는 한 그런 날 정도였다고 해야 맞겠다. 여전히 내 생일에 대해 설렘 같은 것은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나처럼, 8월이 생일인 여자를 만났다. 그것도 8월의 첫날이 생일인 여자였다. 태어난 해는 다르다 하더라도 같은 달에 태어났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했다. 여름 생일자들만의 서운함을 나눌 수 있었으며, 같은 별자리와, 같은 탄생석을 쓴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했다. 그런 그녀는 왜 자신의 생일이 8월 1일인 것인가에 대해 궁금했다고 했다. 어떻게 딱 8월의 첫 번째 날에 태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에는 더 궁금해했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그녀의 어린 시절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러한 상상이 풍성해질수록 8월의 그녀는 너무나 사랑스러워졌다.
그녀의 생일이 설레었다. 내 생일도 아닌 그녀의 생일이 말이다. 그녀의 생일과 관계된 그 모든 것들이 즐겁고 행복했다. 실어도 으레 이 챙겨야 하는 느낌이 아니어서, 형식적이고 표면적으로만 드러내는 것이 아니어서 더 그랬다. 어떤 확실한 이유를 들어 그녀의 생일과 관련된 일련의 행동 - 선물을 고른다거나, 음식을 준비한다거나, 글을 쓴다거나 하는 - 들을 하는 것이 아닌 이미 행동을 하고 있다가 문득 이유를 찾게 되는, 선후가 뒤바뀐 그런 일들의 연속이었다. 축하해줄 수 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했다. 이 모든 감정들을 축복이라 부르고 싶다. 명분을 넘어서는 행위를 너무나 자연스레 일으키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 축복임에 틀림없다.
앞으로 매년, 설렐 수 있는 날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