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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Feb 27. 2022

도서실에서, 책에서 뭘 찾고 있나요

《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남는 시간을 때울 겸 눈앞에 보이는 '도서실'에 들어갑니다. 사실 머릿속은 답이 없는 고민으로 가득 차 있어 책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도 책이 있는 곳은 편안하니까요.


그때 불쑥 사서가 묻습니다.


"뭘 찾고 있지?"


이 사서, 커다란 체격에 온통 하얀 옷을 입고 있어요. 말투도 표정도 무뚝뚝한데 손만은 아주 바쁩니다. 바늘로 뭔가를 찌르고 있어요. 양모펠트라고 아세요? 양모를 바늘로 콕콕콕 찔러주어서 인형 등을 만드는 공예인데요, 사서가 열심히 하고 있는 건 바로 이 작업이었어요.


사서답게 찾아온 사람에게 책도 많이 추천해줍니다. 그리고 양모펠트로 만든 작은 고양이나 비행기 같은 것을 내밀어요. 책에 딸린 부록이라고 하면서요.




일본서점대상 2위에 오르기도 한 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 《도서실에 있어요》는 평범한 풍경의 도서실을 찾아 비범한 사서를 만나고 그가 추천해준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은 각각 자기만의 고민에 빠져 있는데요, 누구나 다 그래, 하고 넘겨버리기엔 참 묵직하고 어려운 일들이죠.


그런 사람에게 건네진 책 한 권, 그리고 딸려온 부록이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네요. 그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건 당연히 아니겠지만요. 하나의 책 안에 내가 찾는 해답이 있을 리는 없잖아요. 하지만 사서의 이 말이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어야 하는 이유를 잘 말해줍니다.


"책도 그래요. 만든 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부분에서 그곳에 적힌 몇 마디 말을, 읽은 사람이 자기 자신과 연결 지어 그 사람만의 무언갈 얻어내는 거예요." - 본문 중에서


참 따뜻하고 공감 가득한 사랑스러운 소설입니다. 좋은 기분을 가득 담아 선물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고요. 조금씩 추위가 가시는 이런 주말에 잘 어울릴 거예요.


아운트에는 양모를 바늘로 콕콕 찔러 예쁜 인형을 만드는 사서는 없지만 � 그래도 함께 읽고 싶은 책들이 있어요. 저희는 '부록'으로 도서실 대출카드를 모티브로 만든 아운트 멤버십 카드에 오늘을 기록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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