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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Mar 23. 2022

행복과 다정함으로 가득한 잔 할머니의 일 년

《체리토마토파이》, 베로니크 드 뷔르

요 며칠 산책해보셨나요. 비와 햇살이 번갈아 찾아오면서 어느새 나뭇가지 끝에 새순이 돋아 있는 걸 볼 수 있었죠. 이런 봄날에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은 베로니크 드 뷔르의 장편소설 《체리토마토파이》입니다. 아운트를 찾으시는 독자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는 책이기도 하죠.



주인공은 프랑스 외딴 시골에 홀로 살고 있는 아흔 살의 할머니 잔입니다. 남편과 몇 년 전에 사별했고 아들과 딸 가족들은 멀리 도시에 살고 있죠. 연세는 좀 있으시지만 비교적 건강합니다. 차를 운전해서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교회에 가서 미사도 드리고 있고요, 집 주변 산책도 거르지 않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십자말풀이와 카드놀이, 프랑스 여인답게 취하지 않을 정도로 백포도주도 즐깁니다.



아들과 딸 그리고 손주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맛있는 케이크와 슈 만들기를 멈추지 않지만 번잡하고 시끌벅적한 것보다는 고요하게 혼자 보내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잔 할머니. 자식들은 넓은 집에서 혼자 지내는 어머니를 염려하지만, 마음 잘 통하는 이웃도 있고 언제든 차와 카드놀이와 수다를 나눌 친구들도 있는데 뭔 걱정이람, 생각하곤 하는 잔 할머니.




이 따뜻하고 어여쁜 소설은 잔 할머니가 3월 어느 봄날부터 1년간 써내려간 일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일기의 첫날은 마침 3월 20일 금요일이고 이렇게 시작하네요. "봄의 첫날 하루를 밖에서 보냈다."


텃밭에서 주방에서 서재에서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는 잔 할머니의 일상은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하죠. 그리고 긍정적이고 차분하며 사려 깊은 한 노인의 일생이 어느새 감동적으로 느껴집니다.



화창한 봄날은 우리가 천년만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 본문 중에서



잔 할머니처럼 새봄을 편안한 마음으로 맞으면서 하루하루를 행복과 감사로 채우시면 좋겠습니다. 남은 오늘도 좋은 책들과 함께 보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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