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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Apr 27. 2022

하늘에서 스쿨버스가 떨어지던 날

《집으로 가는 길》, 제이슨 레이놀즈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집으로 가기 위해 교문 밖으로 나서는 풍경을 보신 적 있으시죠?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고 재잘재잘 떠들기도 하고 어깨에 멘 가방이 무거운지 축 처져 걷는 아이도 있죠. 하루종일 교실에 앉아 있느라 고생 많았다, 하는 말을 건네고 싶어집니다.



제이슨 레이놀즈의 소설 《집으로 가는 길》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라티머중학교'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작소설집입니다. 첫번째 골목 마스턴가에서 시작해서 열 번째 골목까지, 소설의 배경은 특별할 것 없는 우리 동네와 비슷해 보이고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아이들도 그래요. 중학생이지만 아직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어느새 좀 반항적이고 불량스러워지기도 하고요, 공부보다는 장난과 말썽에 몰두하기도 하죠. 그 아이들의 하굣길을 작가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슬쩍 티나지 않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십대 아이들이라고 왜 고민이 없고 어려움이 없을까요. 또 아무것도 모르고 천방지축이기만 할까요. 비록 코에 코딱지가 가득해도, 어른들에게 자꾸 야단을 맞아도, 아이들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솔직하게 울어버리기도 합니다. "어차피 우린 다 코딱지들인데 뭐 어때"라는 말에 흐뭇하게 웃음 짓게도 되네요. 이 소설은 그런 아이들을 참 생생하게,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있어요. 읽다 보면 어느새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말소리가 귀에 선하네요.


"하늘에서 스쿨버스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 본문 중에서


어른과 청소년이 함께 재미있게 읽으면 좋은 소설입니다. 어쩌면 어른과 아이가 좋아하는 편은 많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것들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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