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제이슨 레이놀즈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이 집으로 가기 위해 교문 밖으로 나서는 풍경을 보신 적 있으시죠?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거나 팔짱을 끼고 재잘재잘 떠들기도 하고 어깨에 멘 가방이 무거운지 축 처져 걷는 아이도 있죠. 하루종일 교실에 앉아 있느라 고생 많았다, 하는 말을 건네고 싶어집니다.
제이슨 레이놀즈의 소설 《집으로 가는 길》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라티머중학교'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작소설집입니다. 첫번째 골목 마스턴가에서 시작해서 열 번째 골목까지, 소설의 배경은 특별할 것 없는 우리 동네와 비슷해 보이고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아이들도 그래요. 중학생이지만 아직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어느새 좀 반항적이고 불량스러워지기도 하고요, 공부보다는 장난과 말썽에 몰두하기도 하죠. 그 아이들의 하굣길을 작가는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슬쩍 티나지 않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십대 아이들이라고 왜 고민이 없고 어려움이 없을까요. 또 아무것도 모르고 천방지축이기만 할까요. 비록 코에 코딱지가 가득해도, 어른들에게 자꾸 야단을 맞아도, 아이들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솔직하게 울어버리기도 합니다. "어차피 우린 다 코딱지들인데 뭐 어때"라는 말에 흐뭇하게 웃음 짓게도 되네요. 이 소설은 그런 아이들을 참 생생하게,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있어요. 읽다 보면 어느새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말소리가 귀에 선하네요.
어른과 청소년이 함께 재미있게 읽으면 좋은 소설입니다. 어쩌면 어른과 아이가 좋아하는 편은 많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것들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