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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운트 Oct 03. 2022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를 만나러 갑니다

《52헤르츠 고래들》, 마치다 소노코


한적한 바닷가 마을, 낡은 집에 홀로 이사 온 키코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근거 없는 소문을 수군거리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합니다. 친구도 가족도 없이 외로움을 선택한 키코. 어느 비 오는 날 한 아이를 우연히 만나는데요, 말을 못하는 것 같은 그 아이에게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고독의 냄새', 곧 자기와 같은 냄새를 맡고는 기꺼이 그 아이에게 손을 내밉니다.





2021년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한 마치다 소노코의 소설 《52헤르츠 고래들》은, 비슷한 고통과 학대를 경험한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고 의지하며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내용입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웅크리고 피하기만 했던 연약한 존재들이 가느다란 신호를 주고받는 이야기가 아프면서도 감동적이기도 한데요, 특히 키코를 사랑하고 지켜주었던 사람 '안상'의 이야기가 좀 슬프기도 했어요.



"그러니 부탁이야. 52헤르츠 소리를 들려줘." - 본문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외롭다고 알려진, 52헤르츠 높이로 노래하는 고래 이야기를 통해 이 소설은 오직 나만 들을 수 있는 누군가의 고독한 노랫소리에 귀 기울여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하셨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그렇게 외롭고 힘든 내 주위를 유영하며 함께 노래하는 고래들을 만날 수 있잖아요. 이 아름다운 소설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주고받는 나의 고래들을 떠올려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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