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친구 Y와 통화했다. 빨리 전화 안 받는다고 타박을 한다. 사실 나는 Y의 몇 번의 한국 방문 때마다 나의 형편과는 상관없이 최선을 다했다. 저번에 세 번째 왔을 때의 일인데 Y가 친구하나와 같이 밥을 먹자는데 이미 Y와 시간을 보낸 터라 또 만나기 어려워 거절했더니 그걸 따져 물었다. 짧게 설명했더니 다시 길게 물었다. 그래서 오해가 있었을 법한 옛날이야기를 말해주며 내가 배려하는 친구 역할을 더 이상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그때 Y는 신경 써줘서 고맙다거나 미안해하지도 않았었다. 그래서 내 마음이 좋지 않았었다. 그랬었는데 Y가 해맑은 목소리로 한국이라며 전화한 것이다. 또 약속을 잡았다.
Y에 관해 생각해 본다. 그래도 Y는 한결같다. 착한 여고생 때 그대로다. 고생도 잘 견뎌내서 잘 산다. 부지런하고 깨끗하고 살림도 야무지게 산다. 그런데 이 착한 친구에게 예수를 전하기가 어렵다. 한 번씩 전하는 전도의 말을 알아듣는 듯하는데 주변에 예수 믿는 친구도 있는 듯한데 그런 무해한 친구를 둔 채 친절하게 그저 같이 있는 게 편한 가 보다. 나도 그녀의 삶의 무해한 테두리로 남아있어 주길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선한 양심에 내 진심의 기별이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 너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