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의 사춘기, 그리고 나의 두 번째 사춘기

by Aunty Bo

사춘기에 들어선 첫째 아이를 바라보며, 나는 문득 나 역시 함께 예민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어른일까?’ 그런 생각이 스치곤 한다.

아이에게서 내가 싫어했던 내 모습이 비칠 때면,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지적하며 화를 낸다. 사실은 아이 탓이 아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 자신의 모습 때문이다.


내 사춘기 시절은 조용했다. 오 남매 중 셋째였던 나는 ‘착한 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엄마 아빠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모난 행동 한 번 하지 않았다. 욕망을 감추고, 그저 착하다는 말에 만족하며 살았다. 그렇게 쌓인 ‘착한 딸 콤플렉스’는 결국 내가 나 자신을 좋아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고, 아이가 그 모습을 보일 때마다 나는 불편해졌다.

“하고 싶은 말을 해야 알지.”
나는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작 아이가 진심을 내보일 때면 그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얼마 전 둘째 아이가 말했다.
“나는 못생기게 자랄 것 같아.”
“왜 그런 생각을 해?”
“선생님이 그랬어. 꽃도 예쁜 말을 해주면 예쁘게 자라고, 나쁜 말을 하면 못생기게 자란다고. 언니가 자꾸 나한테 나쁜 말을 하잖아.”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이야기를 첫째에게 전하자, 아이는 울컥하며 속내를 꺼냈다.

“말레이시아에 있을 때 내가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 엄마 혼자 우리 돌봐야 하는데, 나까지 힘들게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참은 거야. 근데 엄마는 내가 말하면 항상 ‘아니야’라고 하고, 동생이 말하면 ‘맞아’ 라거나 ‘그 나이에는 원래 그래’라고 했잖아.”


그제야 알았다. 첫째는 오래도록 참아온 마음을 이제야 풀어내고 있었다는 것을.
그 마음이 기특하면서도, 정작 상황이 닥치면 나는 여전히 자제하지 못하고 화를 낸다.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면서, 막상 그 말이 불편하면 참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첫째와 둘째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늘 쉽지 않다. 첫째에게만 맞춰줄 수도, 그렇다고 둘째를 외면할 수도 없다.


예전에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무조건 첫째 위주로 생각해. 그러면 아무 문제 없이 첫째가 둘째를 아끼고 관계가 좋아져.”
정말 그럴까?


나는 여전히 답을 찾는 중이다.

내면이 단단한 엄마로 아이들을 대하고 싶었는데, 현실은 자주 흔들리고 무너진다.

어쩌면 첫째 아이의 사춘기는 아이만의 시간이 아니다.
그 시기는 나에게 주어진 또 한 번의 사춘기이자,
엄마라는 이름으로 다시 성장해야 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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