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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정 Mar 06. 2017

무중력(無中力) 상태

사드 배치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중국(中國). 이름도 중심국가. 중심이 되는 나라. 

말 그대로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거다. 

소위 말하는 '대륙의 마인드'는 어찌 보면 중화사상과 일맥상통한다. 중화사상, 중국 사람이 자기 민족을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여 자기 민족의 우월성을 자랑하여 온 사상. 

'내가 제일 잘 나가'

이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사실 요즘 분위기로 봐서는 딱히 부인할 수도 없다. 

중력-지구와 물체가 서로 당기는 힘.

이제는 그 중력(重力)이 중국의 중력(中力)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전 세계 모든 산업이 중국의 영향을 받는다. 

요즘은 그것을 더욱 절실히 느낀다. 바로 사드(THAAD) 덕분이다. 

정치, 외교적인 이해관계는 차치하고 사드가 바꿔놓은 주식시장만 체크하겠다. 

2016년 7월 8일. 국내에서 사드 배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땐 중국 소비 관련주만 직격탄을 맞았다. 

화장품, 면세점이 대표적이다. 

대륙 화장품 시장 접수의 선봉장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말해준다. 

공교롭게도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되기 하루 전 고점이 형성됐다. 

이쪽은 잘 나갈 때 너무 좋아 죽겠다고 지나치게 티를 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와 장사가 너무 잘돼요'라고 동네방네 즐거운 비명소리를 지르고 다녔으니 조금만 안 좋아도 그쪽으로 눈이 가는 건 당연지사다. 

13억 인구의 중국. 절반인 6.5억 명 여자. 화장 가능 여성은 못해도 1억 명. 

1억 인구가 이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며 만드는 족족 내다 팔았고 실적도 좋았다. 

 중국에는 스모그가 심하고 물이 귀해 마스크팩으로 세수를 한다는 궤변(?)까지도 나돌았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안 사준다니 주가가 빠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면세점도 마찬가지다. 

중국인 4500명이 한강에서 치맥 파티. 

당시 면세점, 관광, 화장품주들이 올랐다. 관광객들이 못 온다니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9개월이 지났다. 

사드 배치 발표 전날 44만 3000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은 3월 6일 24만 3000원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그 사이 사드는 망령처럼 잊을만하면 한 번씩 잡음을 낳았고, 발목 묶고 마라톤을 뛰고 있는 것처럼

 중국 소비주들은 부진하기 그지없었다. 

한한령에 방송, 콘텐츠, 엔터도 휘청대고 여행. 항공도 사정은 비슷했다. 

고래 싸움에 등이 떠진 1번 새우. 중국 소비


2번 새우는 롯데그룹이다. 내홍이 문제였다. 

집안싸움에 내부 비리가 이리저리 까발려지고, 너덜너덜 해진 상태였다. 

하이에나가 득실득실한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스스로 자멸해가는 롯데는 참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동안 여기저기 밑 보인 것이 다 노출됐고, 나라에 삥 뜯기듯 땅을 뺏긴다. 

땅 뺏기는 것도 억울한데 거기에 하필 사드를 배치한단다. 

롯데그룹은 가만있다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펀치에 맞고 있다. 

알고 맞는 매도 아픈 건 매한가지다.


3번 새우? 

문제는 이거다. 

나는 A마트가 싫다. 

물건은 사야 하는데 B마트에서 똑같은 가격에 팔면 이왕이면 거기 가서 산다. 

그런데! A마트밖에 안 팔거나, 싸거나, 품질이 좋으면 싫더라도 산다. 

아직은 괜찮지만 3번 새우 후보는 화학, 게임, 자동차 등.


화학은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려면 원료나 중간재가 필요할 테고 그걸 공급하는 건데 

관건은 대체재가 있는지 여부다. 있으면 안 살 거다. 

게임은 몇몇 게임이 중국에서 국민게임 대우를 받고 있지만 키맨은 텐센트!

텐센트에서 다리를 놔주는데 정부 입김 한마디면 텐센트도 깨갱이다. 

삼성도 최순실한테 말 사주지 않았는가. 기업은... 힘이 없다.

(삼성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콧대 높은 삼성도 정부 입김엔 별 수 없다는 의미다) 

2012년 조어도(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가 안 좋을 때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판매가 확 줄었다. 

출처-하이투자증권

일부에서는 현대차의 중국 수출 부분 대부분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돼 제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일부 일본 기업에 대한 보이콧 열풍이 불기도 했다. 

독도. 그들이 말하는 다케시마 후원한다고 알려지며 다이소, 유니클로 등은 보이콧의 대상이 됐다. 

한국 다이소는 일본 다이소와는 무관하다고 현수막까지 내걸었지만 단기적인 충격은 피할 수 없었다. 

소비자들이 이 회사 공장은 여기 있고, 저기 있고, 따져서 구매하지 않는다. 

그냥 한국기업으로 인식되고 찍히면 그만인 걸. 

같은 이치다. 다행인 것은 아직 여기까진 아니다.    


중력 영향권에서 하루 둘 떨어져 나가는 한국 기업들.

무중력 상태에서 살아남을 기업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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