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상정 Feb 13. 2017

박근혜와 트럼프의 합작품

내우외환(內憂外患)

주식쟁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주식은 삼라만상의 이치가 담겨있다"

경제 논리로만 움직인다면 주식으로 번 돈은 가방끈에 비례해야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늘 수익나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은 기본적인 틀 속에서 플러스알파, 즉 미묘한 심리에 따라 '한 끗'이 결정된다. 

또 세상 모든 소식에 영향을 받는다. 

아이유가 음원 1위를 차지해도, 간통법이 통과돼도 관련주가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해당 종목은 움직인다. 


요즘은 두 사람 때문에 주식시장 분위기가 영 말이 아니다. 

'대통령'이라는 명패를 갖고 있는 두 위인(?)들 덕분이다. 

탄핵정국에 극장 관람객도 줄고, 재계 수장들은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거나 몸을 낮춘다. 

연초지만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나 성장 엔진을 가동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대기업이 '000명 고용' 이런 보도자료를 빵빵 터뜨려주면 좋으련만 그것도 쉽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수를 쳤다. 

"고마워 삼성"

뜻밖에 감사 인사를 받아버린 삼성은 울며 겨자를 먹어야 할 상황이다. 

인건비도 비싼 미국에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이러저러한 이유로 삼성은 올해(글 쓸 당시 시점. 2017년) 공채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청년실업률 9.8%. 

어제 저녁 주요 뉴스에서 너나할 것 없이 이야기를 했지만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도 부족한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어주는... 남 좋은 일을 시키게 될 것 같은 슬픈 예감.

기업들은 뾰족한 기술력이 아닌 다음에야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라 안에서는 기대할 만한 것이 없다. 

나라 밖에서는 트럼프가 쪼고, 시진핑이 누르고 있어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 

이 가운데 균형점을 찾아야 할 텐데 이리 보고 저리 봐도 현재로선 답이 없다. 

미국 눈치를 보며 사드 배치를 하기로 했고, 중국은 은근슬쩍 메이드 인 코리아 보이콧 중이다. 

사드는 오바마 때 일이고 트럼프는 미국 경제 살리겠다고 각국의 기업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국이 반도체까지 하겠단다. 

반도체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우리나라  수출 효자 상품이다. 

여전히 업계에서는 기술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아직 멀었다며 '안전불감증(?)'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하지만 샤오미와 화웨이의 가전시장 장악력을 보면 그렇게 단언하기 힘들다. 


한 기업 광고에서는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을 산유국으로 혁신했고…'라고 말한다. 

이는 국내 정유업계 기술력이 일궈온 것이다. 

그. 러. 나. 

산유국들도 자체 정비시설을 갖춘다면 석유를 수입해 정제해서 파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정육식당과 일반 고깃집의 가격경쟁력 차이를 생각하면 쉽다. 

일각에서는 플랜트(정제시설) 발주가 늘어나니 국내 건설기업에 호재라고 말한다. 

단기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주식쟁이 입장에서가 아니라 내 딸과 아들을 생각하면 그다지 바람직한 그림은 아니다.  

자원 빈곤국 우리나라는 결국 머리로 먹고살아야 할 터. 그럼 스토리텔링. 콘텐츠. 

그러나 황금알을 계속 낳아줄 것 같은 게임산업은 우리나라의 각종 규제에 K.O를 외치고 중국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아니 이미 떠났다. 

황금알 몇 개 값에 황금거위를 통째로 팔아넘긴 꼴이다. 

이제 뭐가 남았을까. 

혹자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나아지고 있으니 우리도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하지만

 하청업체 삥 뜯어 본청 실적이 잘 나온다고 하청업체들까지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코스피 2000, 코스닥 600선을 웃돌고 있다. 1월 수출지표도 좋아졌다. 

하지만 허울 좋은 숫자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