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경선 그리고 주식시장
글로벌 이벤트들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국내 증시에서는 상승 동력을 찾기 힘들다.
대형주들로만 돈이 몰리고 있다.
투기꾼(?) 단타쟁이들한테는 그다지 반가운 분위기는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이 등장했으니 이름하여 '정치테마'.
장미 대선을 앞두고 벚꽃 경선이 한창이다.
단타쟁이들은 그 회사가 좋고 안 좋고, 실적을 얼마나 내며, 이런 것들은 중요치 않다.
판은 벌어졌고, 주인공이 등장했으며, 구경꾼이 몰리고 있다. 그거면 족하다.
오로지 '대중의 관심' 이것만 있으면 된다.
관심은 주가를 흔들고, 변동성을 만들어내며, 급등락 속에 수익이 있다.
이슈가 있고, 급등을 넘어 폭등할 수 있는 적당한 사이즈와 매기만이 수익을 낼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최근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인맥주. 사돈의 팔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 되고 얼굴 한번 본 적 없어도 동문이면 주가가 급등한다.
유력 후보 지역구에 본사를 가지고 있으면 어느 순간 관련주로 묶인다.
주가가 올라서 손해 볼 것 없는 기업들까지도 팔을 걷어붙이고 손사래 치며 '적극 부인'해도 소용없다.
KD건설은 안희정 관련 테마로 묶이면서 급등했고 이후 관계없다고 공시를 했음에도 오히려 주가는 더 올랐다.
대략 200원에서 750원까지 올랐다. 275% 급등. 물론 금방 제자리를 찾아 3월 30일 종가는 277원이다.
한 여름밤의 달달한 꿈으로 기억할 투자자는 몇이나 될까.
테마주를 노리는 그들에게 진실? 합리적인 그 사이의 연결고리는 이미 관심 밖이다.
금융당국은 정치테마주 급등락을 철저히 감시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에서는 정치테마에 대한 주문을 할 때 객장 직원들 매매거래 화면에는 경고 메시지까지 뜬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세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움직인다.
얼핏 보면 낭떠러지를 향해 뛰어가는 듯하고 불나방 같지만
과거 대선을 경험한 투자자라면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데도 공감할 것이다.
2012년 18대 대선은 박근혜 vs. 문재인이었다. 대선 전의 복병은 안철수 의원이었다.
2011년 안철수 당시 회장이 정치 입문을 발표하며 해성처럼 등장했다.
주가 흐름을 보면 언젠지 말 안 해도 알 것이다. 당시 2만 원에서 16만 원까지 올랐다. 주가는 8배가 됐다.
안 의원의 정치 인생과 맥을 같이하다 이달 들어서 국민의 당 경선에서 압승했다는 소식에 116% 올랐다.
또 시작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어떨까. 테마주는 계속 양산된다. 전통(?)적인 문재인 수혜주로 분류되는 우리들 제약을 보자.
감자 등 재무적인 이슈를 감안해 수정주가 차트를 첨부했다. 가격은 과거 당시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려둔다. 주가 추이만 보자.
2012년. 그리고 지금.
이런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수익만 난다면 투기든 투자든 개의치 않는 천민자본주의라 누가 욕할 수 있을까.
다만 정치테마는 늘 개인 무덤이 됐다는 점은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