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 3월 10일 11시 주식시장
지금은 3월 10일 오후 1시 27분.
오늘 오전 11시.
폭풍 같은 1시간이 지났다.
오늘 국내 증시는 개장 초부터 삼엄한 분위기였다.
긴장감이 팽팽한 가운데 그 누구도 쉽사리 어느 한쪽에 베팅하지 못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모두 거래가 한산했다.
개장한 지 2시간이 지난 11시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이 1조 원에도 못 미쳤다.
지수도 옆으로만 움직였다. 표면적으로는 뜨뜻미지근한 무덤덤해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팽팽한 긴장감이 전해졌을 것이다.
불확실성 투성이었다.
헌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투자자들의 마음은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인용을 예상했다고는 하지만 워낙 작년부터 블랙스완이 자주 목격돼 이번에도 설마? 혹시? 하는 우려도 있었다. 트럼프 당선, 브렉시트.. 이런 블랙스완이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낼까 하는 노파심이었다.
어제 오전 이미 문재인 전 대표 관련주인 우리들제약, 우리들휴브레인, DSR제강 등이 한차례 격렬하게 춤을 춘지라 오히려 발표되고는 조용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었다.
이 모든 게 불확실했다.
10시 30분부터 꿈틀거렸다. 시간이 임박하면서 어디로든 베팅하려는 사람들의 액션이 보였다.
10시 42분 코스피지수가 상승으로 전환됐다.
11시 이정미 재판관이 결정문을 읽기 시작했다.
10분 동안 판결의 적법성과 효력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지수는 잠잠했다.
롤러코스터 탈 때 서서히 올라가면서 긴장하게 만드는 소위 '쪼는'시간이었다.
그러다 롤러코스터는 털어진다.
헌재 "대통령 공무원 임면권 주장 입증 불분명"
헌재 "언론자유 침해 인정할 증거 없어"
헌재 "세월호 참사, 직책 수행 성실 여부 탄핵 판단 대상 안돼"
11시 13분 코스피지수가 2082선까지 떨어졌다.
11시 18분 헌재 "대통령, 최순실 이권 위해 권한 남용"- 상승 전환
11시 21분 만장일치 탄핵 인용 - 2100 터치.. 고점
이후 진정....
코스닥은 더했다.
장중 596선까지 밀렸다가 현재는 610선 부근까지 오르며 안정적인 모습이다.
관련 종목들의 움직임도 인상적이다.
그녀와 그의 테마주는 그들의 인생곡선이다. 꼭 데칼코마니처럼 정반대로 움직였다.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EG.
문재인 전 대표 테마주 대장 우리들제약.
참고로, 우리들제약은 최대주주인 김수경 회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이상호 우리들병원장의 아내라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로 묶인다.
주가만 봤을 때 이날의 승자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다. SG충방은 상한가다.
주식 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를 멀리하라고 하지만 투자자의 관심은 거래 대금만 봐도 알 수 있다.
DSR은 2000억 원 거래가 이뤄졌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 그러니까 오너 일가 주주 등 투기적 단기 투자가 불가능한 물량이 70% 가 넘는다. 즉 사고 팔 수 있는 물량은 약 30%
상장주식 1600만 주. 매매 가능 물량 480만 주. 현재 거래량 1700만 주.
이날 DSR 주식은 무한 반복 팔린 것이다. 무한 반복 사기도 한 것이다.
'DSR'이라는 롤러코스터는 오늘 하루 쉼 없이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