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이루어진, 첫 만남의 순간
등교 개학을 하고, 애들을 다시 보내고. 그러고도 1주일 지나니 이제 좀 정신이 차려지는 것 같다. 애들이 등교하는 설렘을 누린 대가로, 나는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호흡곤란과 어지러움을 동시에 느끼며 긴 일주일을 보내야만 했다. 그 후유증이 이제 좀 잦아들고 있어 이제야 아이들과 함께 한 일주일을 다시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애들이 첫 등교를 하던 날. 정문을 들어서자마자부터 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애들은 아직 오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교사들은 출근하여 사회적 거리를 유지를 안내하기 위해 중간중간 배치된 위치에 서있고, 소독하고 열을 재고 자가진단 확인을 할 수 있도록 인력들이 배치되었다. 폭풍전야처럼 긴장감이 감도는 학교. 그렇게 애들맞이가 시작되었다.
처음 경험하는 학교 풍경에 애들도 생각보다 긴장한 눈치였다. 그래서인지 걱정했던 것처럼 소란을 피거나 무리한 행동을 하지도 않았고, 교실에 도착해서도 각자 자기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는 순조롭게 하루를 시작했다. 우리 반 애들은 마스크를 쓴 채 똘망똘망한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지켜야 할 지침을 전달하고, 또 당부했다. ‘애들이 눈만 뜨고 있는 건 아니겠지... ㄹ내 얘기 듣고 있는 게 맞겠지...’ 생각하며 믿음 반, 걱정 반으로 아침 조회를 마쳤다. 그 후 아이들만 교실에 둘 수 없어 1교시 수업을 하실 선생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바통 터치하는 방식으로 이동했다.
막상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던 것도 잠시... 막상 내 수업을 들어갔을 때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체험하기 시작했다. 우선 평소 말하기 하듯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수업을 위한 발성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40분을 버티는 것은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한 시간 만에 숨이 턱턱 막히고 머리가 핑 도는 느낌. 교무실에 오자마자 KF94 마스크를 벗고 덴탈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리고 다음번 수업 시간. 형태가 고정되어있지 않은 덴탈 마스크는 내가 호흡할 때마다 입과 코를 막아대서 이 역시 최대의 난관. 애들이 왔을 때 염려되는 부분들을 미리 생각해봤었지만 이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문제점이었다.
그렇게 수업하고 밥을 먹이고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는 채 하루가 지나갔다. 그래도 하루를 돌아보니 다행인 건 애들이 선생님들 마음을 이해하며 본인들도 힘들지만 노력해주었다는 점. 그렇지만 마스크를 쓰고 하루 종일 생활하는 것의 어려움과 여러 가지로 1주일 동안 코로나가 아닌 것 같음에도, 유사한 증상 때문에 선별 진료소로 가야 했던 스무 명 가까운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했다는 점. 그래도 비어있던 책상에 아이들이 앉아 있는 걸 보니 그래도 학교는 역시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는 점까지. 복잡한 마음들이 혼재되었던 시간이었고, 솔직히 등교 수업은 아닌 것 같다고 백 번, 천 번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애들이 다시 학교에 온다.
지난번 올 때마다 더 더워진 날씨에 잘 버틸지 걱정도 되고,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며 마음이 무겁다.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없는데도 학교에 오는 게 정말 맞는 것일까? 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애들이 학교에 오는 걸까. 처음에는 친구들 만난다는 생각에 좋아했던 아이들도 집에 갈 때쯤 되니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마스크 쓰고 하루 종일 있었더니 속이 안 좋아서 밥을 못 먹겠다며 급식도 포기하고 가던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이번에 등교하면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대부분의 수업이 수행평가인데... 벌써부터 애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얼른, 하루빨리. 우리의 일상을 되찾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