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그의 마음
“웅.”
민성이는 방긋 웃어 보이며
“알았어. 기다릴게.”
양호실에서도 내 심장은 쿵쾅거렸다.
손가락은 욱신거렸고 아팠지만
내 신경은 온통 밖에 있는 민성에게로 향했다.
'혹시 가버리면 어쩌나.'
양호선생님은 많이 아팠겠다며 안 아프게 치료해 주겠다 하셨고 정말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가시를 빼고 소독을 마쳤다.
다리가 덜덜 떨렸다. 마음이 급했다.
“잘 참았다. 혹시 모르니 부모님께 말씀드려서 병원에도 꼭 가라.”
예쁜 얼굴의 양호 선생님은 잘 참는다고 칭찬해 주셨지만 나는 날 더 붙잡지 않기만을 바랐다.
자꾸 시계를 보니
"급한 일 있니."
"아뇨."
하나도 아프지 않게 되었지만 너무 건강하게 나가면 안 될 거 같아
양호실을 나갈 때는 붕대 감긴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혹시 가버렸을까 불안하기도 했지만 심호흡을 했다.
“괜찮아?”
민성은 가지 않았고 걱정되는지 내 얼굴을 살폈다.
"너무 아파."
내가 인상을 쓰자, 그 아이도 같이 인상을 썼다.
우리는 교실로 걸음을 옮겼다.
적막을 깬 건 나였다.
“내 생일날 왜 안 왔어?”
민성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아빠 일 도와드렸어.”
말끝에 힘이 없다.
다시 우리는 말이 없다.
“너까지 와서 선생님께 혼나는 거 아냐?”
내가 걱정스럽게 쳐다보니
“너 때문에 선생님께 혼나는 거 한두 번도 아닌데 뭐.”
순간 창피해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얼른 고개를 떨궜다.
"생일에 안 가서 삐졌어?"
갑자스런 공격에 나는 순간 심장이 멎을 뻔했다.
"아니, 내가 왜? 못 올 수도 있지..." 말 끝을 흐리니
민성이는 웃으며
"아닌 거 같은데?"
무슨 말을 할 줄 알았는데 민성이는 더 이상 말이 없다.
교실에 가니 모두 자리를 정돈하고 있었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내 얘기를 들으셔서 벌써 알고 계셨다.
손을 보시더니 병원에 꼭 가보라고 하시고는 민성이에게 같이 가줘서 고맙다고 칭찬하셨다.
담임선생님은 엄한 분이지만 칭찬할 일이 있으면 늘 아낌없이 칭찬해 주셨다.
집에 들어가자 엄마는 내 손을 보고 난리가 나셨다.
바로 병원으로 갔고 다행히 학교에서 잘 치료가 되었다고 했다.
그래도 못 미더운지 아빠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큰일이 난 듯 내 얘기를 하셨다.
언니들도 걱정하며 서로 씻겨주겠다고 난리다.
다행히 엄마를 진정시키고 오늘 민성이와 둘만의 대화를 되새기며 밤늦도록 싱글벙글이 됐다.
밀친 것 때문에 미안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내가 짝꿍을 안 바꿔서 고마워 그랬을까.
오만가지 상상을 하며 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옆에 붙어 재잘거리는 나에게 엄마는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묻는다.
나는 잠시 생각에 빠졌고
'내가 좋아하는 거 알았구나.'
순간 뜨거운 게 올라와 귀까지 빨게 진다.
11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