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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A Apr 22. 2022

칭찬하고 욕먹는 법

십 수년 직장 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신경 써서 일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후배가 일을 잘해오면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반면 '칭찬'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긍정적 뉘앙스와는 달리  실제로 칭찬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상대나 상황에 적절하지 않거나 의도가  올바로 전달되지 않으면 효과는 커녕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다음은 경험에 근거한 '하고도 욕먹기 딱 좋은 칭찬 유형' 3가지를 정리했으니 칭찬할 일이 있을 때 한번쯤 점검해보기 바란다.

첫째, '~중에서' '~치고는'으로 시작하는 칭찬!

칭찬임을 알지만 듣고도 썩 유쾌하지 않은 칭찬은 앞에 사족이 붙는 칭찬이다. 특히 여직원에게 '여자 치고는 능력 있다.' '문과 치고는 숫자를 좀 한다.'는 류의 단서가 붙는 칭찬은 진심일지라도 그 안에 주류 의식과 그릇된 편견이 내재된 것으로 비치기 쉽다. 가수 케이윌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못생긴 애들 중에 가장 잘생긴 가수'라는 말이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웃자고 한 얘기지만 실제로 그런 것은 나쁜 칭찬이다. 겉으로는 칭찬인 것 같지만 듣는 이에게 괜히 진 기분, 나쁜 여운을 남기는 말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둘째, 남과 비교하는 칭찬!

개인에게 전하는 칭찬은 당사자만을 언급하는 것이 좋다. 

'A님은 B님보다는 보고서를 훨씬 잘 쓰는것 같아.' 'A님이랑 B님이랑은 우리 회사 탑클래스지.'라는 식의 칭찬은 A가 B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는 이상 나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누군가를 비교하는 칭찬은 직원 간에 묘한 경쟁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A가 B를 내심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상황이라면 그 둘을 동급으로 평가하는 상대에게 실망할 수도 있다. 칭찬을 할 때는 당사자 개인에 대한 평가로 제한하고 굳이 비교를 해야 한다면 예전보다 발전했다는 식으로 성장에 대한 언급을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세번째, 기계적으로 하는 칭찬.

칭찬에 후한 사람들이 있다.  '멋있다,예쁘다, 잘한다, 최고다' 등의 말을 수시로 하는 사람들은 언뜻 친절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정작 그들의 칭찬 자체에 의미를 두고 고마워하는 사람은 없다. 칭찬이란 단순히 본인 기분 좋자고 낸뱉는 말이 아니라 상대를  기쁘게 하고 독려하고자 하는 표현이다. 좋은 칭찬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성이 필요하다. 

'수고했다, 잘했다'는 말이 인사치레를 넘어 동기부여의 매개가 되기 위해서는 '이번  과제에서 특정 영역이 어떠한 관점에서 좋았다.'는 식의 구체성이 필요하다. 상사가 관심을 기울이는 수준, 평가의 명확함이야말로 일하는 사람을 더욱 긴장하게 하고 발전시키는 기제가 된다. 아무한테나 아무 것에나 전하는 칭찬과 관심은 횡단보도 앞에서 받는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 할 수 있는 비법을 찾는 것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칭찬의 기술 역시 그러하다. 칭찬과 조언의 좋은 비법이 있겠지만 나쁜 칭찬을 피하는 것 만으로도 진심이 바로 전해지고 말에 힘이 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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