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Efficient frontier에 대하여

당신은 임계에 서 있는가

by HoA

경계에 서서 선택하라

어느 날 신임 CEO께서 리더들을 모아놓고 말씀하셨다. 매출은 높이고 리스크는 낮추라는 나의 주문이 허황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리더가 할 일이다.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당연한 소리를 할 것이라면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가 무엇인가?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우리는 종종 "수학은 원래 어려운 거야"라며 난관을 견뎌내려는 정신상태에 돌입한다. 우리는 때때로 위기 상황에 놓이고 어려운 형국이 아니라 하더라도 제약된 환경에 처해있다. 이 사실이 효율적 경계선(Efficient Frontier)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할 이유다. 내용은 간단하다. 리스크와 수익, 시간과 성과, 가격과 품질 같은 상반된 가치 사이에서 최적의 지점들을 찾아 연결한 선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히면, 우리는 그 경계선에 닿기도 전에 포기하거나, 아니면 아예 그 존재를 부정해 버리곤 한다.

"다 될 리 없어"라는 말의 함정

회의실에서, 혹은 커피숍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리스크를 줄이려면 매출목표도 줄여야지." "좋은 걸 싸게 살 순 없어." 이런 말들은 참으로 합리적인 듯 들린다.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말들 뒤에는 종종 '그러니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가자'라는 암묵적인 포기가 당연한 듯 따라온다는 점이다.
진정한 전문가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프로는 주어진 제약 안에서 최적의 지점을 찾기 위해 지독한 고민을 한다. 반면 아마추어는 그 제약을 핑계 삼아 쉽게 양보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훌륭한 기업은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을 동시에 이루려고 노력한다.
더 훌륭한 사람들은 대폭의 비용 효율화와 경계 너머의 품질을 추구한다. 그들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 머무르지 않는다. 마치 양손에 각각 칼과 방패를 든 검투사처럼, 상충되는 목표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낸다.

임계점에 서보지 않은 자의 선택은 공허하다

선택이란 본디, 모든 가능성을 탐구한 끝에 내려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일찍, 너무 쉽게 '이건 안 돼'라고 말해버린다. 공부를 잘하려면 놀 시간을 포기해야 한다고, 저축을 늘리려면 삶의 질을 희생해야 한다고,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면 도전은 접어야 한다고.
하지만 과연 우리는 정말로 그 경계선까지 가본 걸까?
효율적 경계선은 단순한 경제학 용어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태도다. 한계를 인정하기 전에, 그 한계까지 밀어붙여보는 용기다. 학생이라면 공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법과 적당한 휴식 간의 조화를 찾아야 한다. 소비자라면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투자자라면 리스크와 수익의 최적점을 계산해야 한다.

경계에 선 자만이 자유롭다

어떤 이는 말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야." 하지만 진실은 조금 다르다. 사실 인생은 최적화의 연속이고, 선택은 그 끝에 있는 특권이다. 우리는 종종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아직 그 기로에 도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선택을 미리 강요당하거나 적당해보이는 것을 선택해버린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모든 가능성을 탐구한 끝에나 온다. 아주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시도한 끝에 닿을 수 있는 경지인 것이다. 공부와 놀이의 균형을 찾은 학생, 리스크와 수익의 교집합을 발견한 투자자, 일과 삶의 경계에서 조화를 이룬 직장인. 그들이야말로 효율적 경계선 위에 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기로에서 내리는 선택은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최적화의 결과다.

그러니 먼저 경계에 서라. 최대한의 노력으로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라. 그 뒤에 남는 것이야말로 포기를 함의한 아쉬운 선택이 아니라, 땀의 역사와 그로 인해 당위성을 갖는 누가 보아도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결론의 지점이 될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