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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큐 Oct 30. 2022

상상의 장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다 -월트 디즈니


다양한 언어의 다양한 개념들을 알게 되면, 꿈을 찾는 여정을 조금 쉽게 만들 수 있다네.


박곤: 희준이 자네 벌써 각본 탈출의 향기가 나는 것 같구만.


최희준: 아, 어제 말씀해주신 아침에 햇빛을 보는 걸 해보니 정말 다르더라구요. 항상 아침에 몸이 찌뿌둥한 느낌이 들었는데, 오늘은 일찍 일어나기도 했고.. 몸이 평소와 다르게 가벼웠습니다.


박곤: 훌륭하네. 배운 내용을 바로 실천하는 실행력이야말로 각본 탈출의 기본 소양일세. 허허, 난 참 인복이 많단 말이지.


최희준: 하핳.


박곤: 오늘은 자기표현 영역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지. 지식 습득이 입력, 영어로는 input이라면, 자기표현은 출력, 영어로는 output 이라네. 비슷한 것 같지만 지식 습득 영역이 훨씬 중요한데, 자네 그 이유를 알겠는가?


최희준: 글쎄요.. output 은 input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박곤: 훌륭하구먼. 정답이네. 요즘 유행하는 데이터 과학 영역의 유명한 격언이 있네, ‘garbage in, garbage out’. 쓰레기 데이터를 넣으면 쓰레기 결과가 나온다는 말이지. 같은 원리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좋은 input, 즉, 양질의 지식 습득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네.


최희준: 지식 습득 영역에서 ‘정보의 질'을 강조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군요.


박곤: 그렇지. 다만, 자기표현 영역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정보의 ‘양'과 ‘질' 모두를 필요로 한다네. 


최희준: 그건 왜 그런가요?


박곤: 자네 영어 공부를 해본 적 있는가?


최희준: 토익 800점까지는 맞아봤습니다. 나름 공부를 열심히 했다구요.


박곤: 외국인과 대화를 해본 적 있는가?


최희준: 네… 회사에서 협력사 미국인과 둘이 회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말이 하나도 안 나와서 미리 적어간 스크립트만 읽다가 나왔죠.


박곤: 토익 800점이면 공부를 안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말이 안 나왔을까 고민해 본 적 있나?


최희준: 아니요.. 그 이후로는 외국인과 대화할 일이 없었습니다.


박곤: 갈(喝)! 답답한 친구 구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것이라네. 외국인과 대화할 일이 없으니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잘해야 외국인과 대화할 일이 생기는 것을.. 어쨌든, 영어와 같이 외국어야말로 자기표현 영역에 적합한 예시니 잘 들어보게.


최희준: 네.


박곤: 처음 외국어를 공부할 때 단어와 문법을 외웠는가?


최희준: 그렇죠.


박곤: 나중에 기억이 나던가?


최희준: 아니요.


박곤: 그럴 테지. 자네가 외국어로 어떤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단어와 문법의 조합으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조어' 실력이 아닌 ‘의사소통' 실력이 필요하다네. 


최희준: 그건 저도 알죠.. 근데 그 실력을 어떻게 키우는지 모르니까 문제죠.


박곤: 예를 들어, 자네가 ‘자우림'이라는 가수 이름이 생각이 안 났다고 해보지. 그럼 같이 얘기를 나누는 친구들에게 뭐라고 설명할 텐가?


최희준: 그~ 되게 유명한~ 밴드 여자 보컬.. 신도림역 앞에서 스트립쇼를!!


박곤: 그렇지, 그럼 친구들이 잘 알아듣고, ‘자우림'!이라고 얘기를 해줄 테지. 외국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네. 자네가 외국에서 나고 자란 게 아닌 이상 모르는 단어가 많은 것이 당연하고, 그럼 그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설명 방법을 잘 조합해서 만들어야 하는 거지. 자네가 ‘자우림'을 설명할 때 쓴 단어의 숫자만 해도 보게. 10개 이상의 단어를 조합하지 않았는가?


최희준: 오.. 그렇네요. 이런 식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근데 이게 각본 탈출이랑 무슨 관련이 있는 거죠?


박곤: 아주 중요한 관련이 있다네.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다’와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겠지?


최희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들이네요.


박곤: 모두 상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들이지. 하지만 ‘각본'에 사는 사람들에게 “자네는 꿈이 뭔가" 물어보면 다들 꿈이 없다거나, 그냥 행복하게 사는 거요. 이런 대답만이 돌아올 뿐이지. 자네만 해도 뭔가? 불과 3일 전에 내가 꿈을 물어봤을 때, 꿈이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최희준: 그렇.. 죠.


박곤: 꿈이 없다는 건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네. 첫 번째는 input, 즉 지식 습득이 부족하다는 것과 두 번째로 심리적 안정감이 없다는 것이지.


최희준: 심리적 안정감?


박곤: 그 얘긴 내일 하도록 하고, 오늘은 input의 부족에 대해 얘기를 해보세.


최희준: 네.


박곤: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과 개념과 삶의 방식들이 있지. 그중에 내가 되고 싶은 게 한 개도 없다. 확률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최희준: 흠.. 삶에 의지가 없고 죽고 싶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박곤: 그것 또한 ‘죽은 상태'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네.


최희준: 그렇네요.


박곤: 그렇기에 꿈이 없다는 말은 아직 꿈이 될만한 롤모델, 혹은 삶의 형태를 찾지 못했다는 말이 되는 게야. 


최희준: 근데 그게 외국어랑 무슨 상관인가요?


박곤: 우린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끼리 한국에서 모여사니 잘 못 느끼지만 각 언어의 단어는 삶의 형태나 개념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네. 예를 들어 ‘휘게'라는 말을 들어보았나? 


최희준: 휘게? 휘바휘바는 들어봤는데, 휘게는 처음 들어본 것 같습니다.


박곤: ‘휘게'란 덴마크어, 노르웨이어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뜻이라네. 한국어로 표현하면 길지만, 덴마크에서는 ‘휘게'라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되는 것이지. 그만큼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이 보편화되어있다는 방증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걸세.


최희준: 네, 그런데 이게 각본 탈출과 상관이 있나요?


박곤: 자, 다시 한번 설명해줌세. 각본 탈출을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꿈이 있어야 하네. 꿈이 없다면 각본 탈출이라는 엄청난 노력이 드는 일 자체를 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런데 자네의 경우 꿈이 없기 때문에 꿈을 찾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각본 탈출의 첫걸음을 뗄 수 있는 게지. 다양한 언어의 다양한 개념들을 알게 되면, 꿈을 찾는 여정을 조금 쉽게 만들 수 있다네.


최희준: 그렇다면 ‘휘게'를 목표로 삼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박곤: 바로 그거라네. 한 단어로 꼭 정의할 필요는 없네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삶의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과 ‘휘게' 어떤 게 더 기억에 남고, 명확한가?


최희준: ‘휘게' 죠. 


박곤: 이렇게 명확하면서 기억에 남는 단어는 목표로 삼기 아주 좋다네. 사설이 너무 길었구만. 자기표현 영역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매일 기억에 새기는 것이라네.


최희준: 지금까지 서론이었던 건가요…


박곤: 미안하네. 늙으면 말이 많아져서 말이야. 하지만 자기표현 영역은 한 가지 주제로 정의하긴 어렵고,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네. 


최희준: 예를 들면요?


박곤: 처음에 예시를 들었던 외국어로 자기를 표현하는 의사소통도 있고, (물론 모국어로 표현하는 의사소통도 당연히 포함일세) 꿈을 정해서 매일 되새기는 자기 확언, 암시의 영역도 있고, 또한 온라인 등에 본인을 나타내는 퍼스널 브랜딩 등도 자기표현의 영역이네. 


최희준: 너무 복잡한데 일단 하나만 하면 안 될까요?


박곤: 그러게.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을 구체적으로 상상해서 그림으로 시각화하거나, 구체적인 글로 써서 매일 아침 적는 것이네. 꿈이 없다면, 유튜브나 책을 통해서 다양한 삶의 방식이나 인물에 대해 알아보고 꿈을 찾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네.


최희준: 꿈을 찾고, 꿈을 구체적으로 상상한다. 맞죠?


박곤: 상상만 하면 안 되고, 매일 그 꿈을 구체적으로 어딘가 실물로 옮기는 작업을 해야 하네. 그림이든 글이든 말이야.


최희준: 알겠습니다. 



박곤은 급히 어디론가 사라졌다. 희준은 뭔가 오늘 하루 몰입할 것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배가 고프다는 걸 느낀 희준은 토선생을 찾아 식당을 안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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