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오늘, 너는 너답게 살았니?

2부 평범한 하루에도 이야기는 있다.

by 지금은 백근시대

하루를 마무리하며, 조용히 스스로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오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았지?” 질문은 가벼울 수도, 무거울 수도 있다. 어떤 날은 단번에 답이 떠오르고, 어떤 날은 한참을 머뭇거리다 한숨만 내쉬게 된다. 오늘은 어땠을까.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속으로 하루를 더듬어본다. 아침, 강의장에서 가족사진을 찍고, 사진이야기와 가족의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스마트폰으로 어떻게 사진을 찍을지, 사진 안에 담긴 이야기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가, 내 삶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사진을 찍으며 나는 깨달았다. 내가 찍은 가족들의 얼굴에는 다정함, 웃음, 그리고 말로 다 못 전할 따뜻함이 스며 있었다. 그 순간, 내 안에도 작은 렌즈 하나가 생긴 듯했다.


“나는 어떤 표정을 기억하고 싶은 걸까?”

“내가 바라보는 삶은 어떤 빛깔을 띠고 있을까?”


작은 셔터 소리마다, 나는 그렇게 내 마음을 찍었다.


강의를 마친 후, 천호성지 피정의 집으로 향했다. 숲 속에 자리한 조용한 공간이다. 아무런 왕래가 없는 공간에 홀로 조용히 걷는데 어느새 녹음이 짙어지고 있는 나뭇잎에 바람에 소리를 내며 반기고 있다. ME(Marrige Encounter: 더 행복한 부부가 되는 프로그램) 주말이 시작되는 날이어서 준비하려는 것이었다. 책상과 의자를 배치하고, 준비물을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마치 기도를 하고 있는 것처럼 경건함이 가득하다. 어쩌면 준비하는 이 시간이, 부부들의 행복을 바라는 나의 작은 기도였는지도 모른다. 조만간 이곳에 도착할 부부들을 생각하며 나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참가 부부님들이 혼인 때 생각했던 행복을 떠올리고, 살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서로 용서와 화해의 시간이 되길 청합니다.”


시간이 되어 참가 부부들이 도착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조심스러움이 함께 묻어 있었다. 이번 주말을 봉사 부부들이 환하게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성당에서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허락해 주고 도와준 신부님도 본당 부부들과 함께 오셨다. 반가움이, 감사함이, 말보다 먼저 서로를 안아주었다. 짧은 인사 속에도 전해지는 감정들이 있었다.


하루는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빠르고 깊게 흘러갔다. 밤이 되어, 책상에 앉아 조용히 하루를 돌아본다. “나는 오늘,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맞이했을까?” 기쁨을 다했는지, 진심을 담았는지, 순간순간을 소중히 느끼며 함께 했는지를 떠올려 보았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 마음 어딘가에서 잔잔한 파문이 일어난다. 완벽하진 않았다. 때로는 긴장했고, 조금은 서툴렀다. 그럼에도 그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 창밖을 바라보며, 밤하늘은 조용히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도심이라 별빛은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서 반짝이고 있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손을 모은다. 오늘 하루를 보내준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오늘, 너는 너답게 살았어.”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질문 하나를 던져보면 어떨까? “오늘,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았지?” 떠오르는 장면, 머무는 감정, 흐릿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어떤 순간들이 있다. 그것들을 조용히 꺼내어 글로 옮겨보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날이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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