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여행그램 015. From Thailand, Bangkok
한장여행그램 015. 나와 함께 이 밤을 즐겨요.
나는 내 인생을 사랑해요.
지금 무대 위의 내가 진짜 나예요.
걱정은 접어두고
나와 함께
이 밤을 즐겨요.
방콕의 화려한 밤의 막이 올랐다.
꿉꿉한 동남아의 습기도 방콕의 밤거리를 눅눅하게 잠식시킬 수 없고, 무더운 열대야도 타오르는 조명을 꺼트릴 수 없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온몸이 젖도록 춤을 추는 그녀들의 춤사위에 환호성을 보내는 것이다.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라고 상상할 수도 없는 그녀들이 있는 곳. 그렇다. 우리는 방콕의 유명한 트랜스젠더쇼, 칼립소 쇼에 와있다.
화려한 조명이 나비처럼 날아다니며 무대 위의 그녀들의 환상적인 몸짓을 비춰준다. 음악에 맞춰 그녀들의 손 끝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브라질 삼바 축제로 우릴 데려다줄 것 같은 환상에 빠진다. 중국, 일본, 한국 가까운 아시아 나라의 전통색을 입힌 공연들이 연달아 이어진다. 트랜스젠더라는 편견이 산산이 부서지는 쇼. 그곳에 매료된 사람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멋있다! 여자보다 더 아름답다!
실제로 그녀들은 여자보다 더 매끈한 각선미와 탄탄한 몸매로 비키니부터 드레스까지 모두 소화한다. 하지만 그녀들이 멋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 그녀들의 눈빛이 8할이었으리라.
무대 위에서 자신감 넘치는 그 눈빛. 트랜스젠더라는 편견 속에서 산 것은 그녀들이 아니라 공연을 보는 관객, 우리들이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단순히 호기심과 재미로 '남자가 얼마나 여자처럼 꾸몄을까'하는 기대감을 충족시키러 이 곳에 온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차별과 편견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단순한 구경거리로 생각하는 가벼운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오늘의 나처럼 말이다.
만약 그녀에게 사과할 수 있다면, 나는 이 노래를 함께 선물하고 싶다.
내 삶을 그냥 내 버려둬
더 이상 간섭하지 마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세상으로 난 다시 태어나려 해
다른 건 필요하지 않아
음악과 춤이 있다면
난 이대로 내가 하고픈 대로
날개를 펴는 거야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돼야만 해
이젠 알아
진정 나의 인생은 진한 리듬
그 속에 언제나 내가 있다는 그것
나 또다시 삶을 택한다 해도 후회 없어
음악과 함께 가는 곳은 어디라도 좋아
또 다른 길을 가고 싶어
내 속에 다른 날 찾아
저 세상의 끝엔 뭐가 있는지
더 멀리 오를 거야
아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진 않아
'뮤지컬' -임상아
아무도 당신의 삶을 살아주지 않아요. 그러면서 당신의 삶을 도마 위에 올려두고 마음대로 난도질을 하죠. 그리고 바라봐요. 당신이 얼마나 처참히 도마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지. 미안해요. 편견이라는 덫에 걸려 당신의 아름다운 인생에 후회라는 먹구름을 끼얹으려고 했던 걸 용서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이 노래는 자신의 삶을 당당히 바꿔나가는 한 여자에 관한 노래입니다. 눈치챘나요? 바로 당신의 이야기라는 걸요. 저는 이 노래 중에 이 가사가 제일 좋아요.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되어야 해'라는 가사를 부를 때면 뭔가 알 수 없는 든든한 기분에 휩싸여요. 이미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된 당신은 제 마음을 십분 이해하리라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이 이 노래를 당신께 선물하고 싶어요. 누구보다 가사의 깊은 울림을 알아줄 테니까요.
인생의 힘듦은 나눌 수가 없어 더 무겁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생의 고단함을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곁에 많을수록 인생의 무게는 조금씩 가벼워진다고 해요. 당신의 힘듦을 가져가진 못하지만, 당신의 멋진 새로운 인생을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제 응원으로 1g라면 가벼워진다면 정말 좋겠어요. 노래 가사처럼 날개를 펴고 더 멀리 오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한장여행그램, 조금 더 엿보기
한 장의 사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여행을 합니다.
저와 함께 여행하실 분들은 '한장여행그램' 구독하기 버튼을 눌러 티켓팅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