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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천재가 되어보기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나의 질문 찾기.

by 김시선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고 많으면 마음속에 '관심'이 가득하다. 그러나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고 많으면 마음속에 '근심'이 가득하다. 싫어하는 사람들, 싫어하는 일들, 싫어하는 장소들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 보통의 행복 29p> -최인철 -


-장마철 비가 오는 소리를 들으며 (만화) 책을 보는 시간을 좋아한다.

-달리기를 한 후 마무리 걷기를 하며 횡격막 가득히 숨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야식의 유혹을 뿌리친 후에만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아침의 공복감을 좋아한다.(느끼기 정말 쉽지 않다)

-싱크대뒤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들 몰래 먹는 초콜릿의 단내와 쌉싸름함을 좋아한다.

-압력 속 안에 살짝 누른 누룽지를 긁어먹는 걸 좋아한다.

-곤히 잠든 아이들의 정수리 냄새를 맡아보는 걸 좋아한다.

-남편과 예능을 보며 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는 시간을 좋아한다.


행복의 천재가 되고 싶어서 좋아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여러 개 적어보았다.

신기하게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고 세세하게 적어보는 이 시간 자체가 행복이 된다는 것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아주 보통의 행복이란 특별하지도, 예외적이지도 미스터리한 것도 아니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격하게 공감한다.

또한, 행복은 '내 삶을 사랑하는 정도'

딱 그 정도로만 이해하면 된다는 문장은 내 가슴 깊숙이 들어와 꽤 오래 머물렀다.

그렇구나. 내가 내 삶을 사랑할수록 행복해지는 거구나!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과 어울리면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살면 좋아하는 것들이 명확해진다. 우리가 서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자식의 학벌이나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 좋아하는 것의 잔고다.
본문 33p


저자의 말대로 지금 우리는 내면에 대한 질문이 실종된 사회에 살고 있다.

나만해도 아이에게 오늘 숙제를 했는지, 점심은 뭘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자주 묻지만,

무언가를 배워서 성장했다는 느낌이 충만했는지 등 존중, 성장, 유능, 지지, 자유에 관련된 질문은 많이 하지 않았었다.

기껏 해봐야 친구들과 뭘 할 때 가장 즐거운지 정도였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나만의 시그니처 질문을 만들어봐야겠다.

오늘 하루 가장 즐거웠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아이에게 매일 물어봐주고 이야기해야지!

아이와 함께 나누며 아이의 좋아하는 것의 잔고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


2025년 끝자락.

11월을 보내며 무지개모임 덕분에

두고두고 꺼내볼 인생책을 만나버린 것 같다.

글을 마무리하며 당신께 묻고싶다.


"오늘하루 당신을 가장 설레게 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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