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대박난 현대, SUV보다 잘 나가는 픽업트럭

미국에서 먼저 알아본 ‘싼타크루즈’의 반전 매력

by AUTONOLOGY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왜 이런 좋은 차는 우리나라에서 안 파는 걸까?” 북미 자동차 전문지에서 10점 만점에 9점을 받고, ‘에디터스 초이스’까지 휩쓴 차라면 더욱 그렇다.


바로 현대차의 북미 전략형 모델, ‘싼타크루즈’ 이야기다. 미국 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픽업트럭은 정작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최근 기아 타스만의 대성공 덕분에, 이 도심형 픽업의 국내 출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Hyundai-Santa-Cruz-popular-in-the-US3.jpg 사진=현대자동차

2025년형으로 거듭난 싼타크루즈는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니었다. 새로운 ‘XRT’ 트림은 오프로드 감성으로 무장해, 전용 범퍼와 18인치 올터레인 타이어, 강인한 휠 디자인까지 갖췄다. 실내는 최신 SUV를 떠올리게 한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가 하나로 이어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누가 봐도 ‘작은 트럭’ 이상의 차였다.


무엇보다도 성능이 인상 깊다. 2.5리터 터보 엔진은 281마력에 43.0kg.m의 최대토크를 자랑하고, 5,000파운드(약 2,268kg)의 견인 능력까지 갖췄다. 경쟁 모델인 포드 매버릭보다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 미국에서 찬사를 받은 이유는 단지 스타일이나 편의 기능 때문만은 아니었다.

Hyundai-Santa-Cruz-popular-in-the-US5.jpg 사진=현대자동차

이 차가 특별한 이유는 ‘도심형 픽업’이라는 독보적인 포지션에 있다. 전장 4,971mm, 전폭 1,905mm, 전고 1,694mm, 휠베이스 3,005mm의 크기와, 투싼과 같은 유니바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 일상 주행에서도 승차감과 안정성이 뛰어나다. 반면 타스만은 프레임바디 구조를 택해 험로 주행과 고하중 작업에 유리하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래서 서로를 위협하기보단 보완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최근 타스만이 보여준 흥행은 한국에서도 픽업트럭이 틈새가 아닌 가능성 있는 시장임을 입증했다. 만약 싼타크루즈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SUV처럼 생긴 픽업’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원하는 도심 거주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평일엔 편안한 출퇴근차로, 주말엔 캠핑과 레저를 위한 파트너로.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차다.

Hyundai-Santa-Cruz-popular-in-the-US4.jpg 사진=현대자동차

아직 현대차는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타스만의 예상치 못한 인기에, 어쩌면 싼타크루즈의 국내 데뷔도 ‘가능성 없음’에서 ‘고민 중’으로 바뀌고 있을지 모른다. SUV와 픽업의 경계를 허무는 이 차가 언젠가 한국 도로 위를 달리는 날, 우리도 이렇게 말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차, 왜 진작 안 들어왔지?” 오늘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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