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집중 공사 시기, 작업 구간 교통사고 치사율 25.6%
고속도로를 달리다 무심코 지나치는 주황색 안내 표지, 당신은 얼마나 주의를 기울였는가?
‘작업 구간’이라 불리는 이 지점은 일반 교통사고보다 치사율이 2.5배나 높고, 특히 가을철이면 더욱 위험해진다. 한순간의 방심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이 구간의 실체를, 데이터는 명확하게 경고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속도로 작업장에서는 총 211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그중 5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치사율 25.6%로, 일반 교통사고의 10% 미만에 비해 2.5배 이상 높은 수치다.
단순한 추돌 사고로 끝날 수 없는 이유는, 작업 구간이라는 특성상 인부와 장비가 밀집돼 있어 충돌 시 피해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철은 도로 공사가 집중되는 시기로, 그 위험은 배가된다. 장마와 폭염이 끝난 뒤 미뤄졌던 공사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가을 나들이 차량까지 겹치면서 도로는 말 그대로 ‘지뢰밭’이 된다.
최근 3년간 9월 평균 작업 건수는 연간 평균보다 42% 많았으며, 교통량 역시 5% 이상 증가했다.
작업 구간 사고의 대부분은 외부요인이 아니라 운전자 스스로에게 있었다. 원인 분석 결과, 61%는 전방주시 태만, 35%는 졸음운전이었다. 단조로운 고속도로 주행에 익숙해진 운전자들이 ‘고속도로 최면’ 상태에 빠져 인지 능력이 떨어지면서, 갑작스러운 작업 구간의 등장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VMS 전광판이나 표지판이 보이면 무조건 감속하고, 정체 구간에선 서두르지 말고 차선을 미리 변경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시속 60km 이하로 속도를 줄이는 것이 작업 구간 진입 전 필수 행동이다.
작업장 사고만큼, 아니 그보다도 치명적인 것이 바로 ‘2차 사고’다. 고장이나 사고로 멈춰선 차량을 뒤따르던 차량이 들이받는 2차 사고의 치사율은 50%를 넘는다. 실제로 많은 운전자가 1차 사고 후 차량에 머무르다가 더 큰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생존 수칙은 ‘즉시 대피’다. 차량이 정차하면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열어 후방 차량에 위험 상황을 알린 후, 반드시 가드레일 밖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한다.
경찰청과 도로공사는 “사고 수습보다 먼저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선 대피, 후 신고’ 원칙을 강조한다.
고속도로 작업 구간은 평소보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한 위험 지역이다. 특히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철 집중 공사 시기엔 사고 가능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며, 운전자의 작은 부주의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경고 표지판을 지나칠 때마다 ‘지금이 바로 속도를 줄이고 주의를 집중할 타이밍’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도로 위의 암초는 항상 예고 없이 등장하지만, 준비된 운전자만이 그 위기를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