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로의 끝에서 만난 정상석
나는 흐릿하고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마음 편히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다. 그래서 늘 산에 가고 싶다. 산에서는 모든 게 확실하다.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쉬는 그 리듬이 나를 편안하게 한다. 어쩌면 나는 다른 무엇이 아닌 그저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고 싶었는지 모른다. 나는 알고 있다. 지금 출발하면 일출의 장엄한 광경을 볼 수 있다. 지금 출발하면 저 산을 넘을 수 있다. 내가 발걸음을 내딛기만 하면 여정을 마칠 수 있다. 내가 노력하기만 하면 이 모든 걸 보상받을 수 있다.
최소한 산에서는 사는 게 단순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나는 마음을 놓을 수 있다.
- 산뉘하이Kit, '산이 좋아졌어'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