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언제나 라면을 먹었다. 토요일 아침엔 '역시 아침엔 라면이지!'를 외치며 엄마 몰래 냄비에 물을 받는다. 주일 아침엔 정오가 지난 시간에 일어나 '역시 주일엔 라면이지'하고 냄비에 물을 받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켠다. 그럼 엄마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기 시작한다. '또!! 라면 먹니!!'
라면을 먹으면 항상 기분이 좋았다. 라면을 먹으면 화장실도 바로 가고 가득 찬 배는 만족감을 줬다.
매일 라면을 먹었지만 10월은 라면을 먹지 않았다. 신기한 일이다. 이 정도로 라면을 먹지 않았다면 라면이 고파야 하는데 이상하게 먹고 싶지 않다.
낯설지만 라면이 없는 한 달을 보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