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어느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면역주사를 배에 맞고 병원으로 가 여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와 책상에 앉아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사를 많이 맞아 배가 많이 뭉쳐서인지 생리할 때가 돼서 몸이 힘들었던 건지 그저 디스크 통증이었던 건지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 그런 건지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골반 통증은 없었다는 것이다.
아파도 살만한 상태였다. 하지만 잠깐의 통증이 아니라 한 달 동안 이어지는 통증이었고 2월이 되어도 나의 허리는 계속 내게 아프다고 떠들어 댔다.
치료받을 의욕은 떨어졌다. 면역주사를 아침시간에 맞지 않고 반나절이 지나고 나서야 주사를 맞았다. 어느 날은 하루 건너뛰기까지 했다.
'수술을 해도 아프고 허리 시술을 받아도 아프고 스트레칭을 해도 풀리지 않는 통증이면 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의욕은 떨어지고 다시 무기력이 찾아왔다.
불행 중 다행인 건가, 이번에 찾아온 무기력은 짧게 지나갔다. 짧게 지나간 무기력을 다시 잡아 올 생각하지 않고 산을 올라갔다.
정상까지 찍고 온다 해도 '내가 해냈어, 할 수 있어'라는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그저 무기력에서 허우적대지 않기 위해 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