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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슬바람 Mar 15. 2021

내게 올 이득은 무엇일까?

"도대체 왜 이걸 해야 하지?"
지난 며칠간 내가 가장 많이 한 생각이었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저 ***에요."


이게 무슨 일이지? 사무관님의 전화였다. 나도 모르게 군기 바짝 든 상태로 전화를 받았다.

3개월 뒤, 휴직이 종료되고 출근을 할 예정이라 출근 의사를 묻는 전화였다.

지금 답변하지 않아도 되지만 (공식적으로 휴직 종료되기 한 달 전에 의사를 밝히면 된다.) 사무관님의 전화에 당황한 나머지 출근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나의 답에 다시 질문이 이어졌다. 취업을 한 것인지 아니면 치료를 더 받아야 하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치료 때문이다고 답을 했다.

그러자 치료 때문이면 <산재 요양급여 신청>이라는 제도를 알려주시며 신청해보라고 하셨다.


산업재해라 함은,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하는 노동자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뜻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가 있는 상태(경미한 상태였지만)로 입사를 했으니 기존 질환이 있는 상태라 산업재해는 전혀 아닌 거 같은데 왜 이런 걸 알려주며 신청을 해보라고 하는 것일까? 

이해가 되지 않아 서무 담당자에게 물어봤더니 기존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업무를 지속할 때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하면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말이 되는 것 같아 일단 신청을 하겠다 했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아 고민을 하고 정보를 찾아보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 한 번 신청해보자. 어차피 신청도 안 될 거 같은데"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하기 위해선 병원 원무과에 가서 서류를 받아 담당 의사와 진료를 잡고 의사 소견서를 부탁드린 다음 공단에 신청이 가능하다. 즉, 이 모든 과정을 거쳐도 기존 질환이 있다면 당연히 안될 것이다)

부모님에게 현 상황을 알리기 전 어떻게 말씀을 드리고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이 일로 내가 얻는 것은 무엇인지 먼저 정리한 다음 말씀드렸다. 


부모님의 의견은 동일했다. 아직 공식 휴직기간이 남았는데 왜 그만둔다고 벌써 얘기했냐 그럼에도 일단 회사에서 먼저 말을 꺼냈으니 한 번 신청을 해보라 했다. 


내 선택으로 이뤄지는 나의 인생을 잘 책임지며 산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기에 부모님의 의견이 필요했다. 아니 어쩌면 "그래, 부모님도 이렇게 하라고 했으니 해보자"하는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마치 내 선택이 아니었어~하고 회피하고 싶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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