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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Aug 24. 2020

스윽~둘러보기_라밧(Rabat)

레몬 블루 몰타

속담 그대로

번개 불에 콩을 구워 먹었다.


아침 일찍 블루 그로토 (Blue Grotto),

땡볕 속에 땀 방울방울

걸어서 고대 사원까지 둘러보니

오후가 되었다.


이번엔 버스를 타고 (드디어~!)

몰타섬 중부 지역의 중세 도시

임디나와 라밧으로 향한다.


라밧(Rabat)의 버스 정류장_버스 정류장 마저 뚜껑(지붕)이 없다...ㅠㅠ

 

EBS 세계테마기행 몰타 편을 보니 ('16년 6월)

임디나(Mdina)를 먼저 소개하고

이어서 라밧(Rabat)을 소개했는데,

내가 탄 버스는 나를 라밧에 내려놓으니

나는 라밧을 임디나보다 먼저 보기로 한다.


라밧은 '외곽'이라는 뜻의 아랍어인데,

임디나에는 귀족이 살았고  

외곽 도시 라밧에는 중산층이 살았다 한다.




'헙.... 어쩌나...'

그냥 이곳저곳 골목골목

두리번두리번 하면서

찰칵찰칵 찍고 있는데

골목 풍경이 제 각각이다.


깔끔하고 산뜻하다가

갑자기 빈민가스러운 느낌이 툭~,

어느 순간엔 아랍 문화의 영향인 발코니가

컬러 시리즈로 튀어나온다.


몰타라는 나라가

여러 문화의 복합체라는 것을 알고 있긴 하나

이처럼 갑자기~ 세 가지 다른 풍경이

순식간에 튀어나오면

라밧이라는 도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그런데, 라밧 구경도 식후경이지...

생각해보니 호텔 조식 후,

아직까지 위에 집어넣은 것이 없다.

(아자르임 사원에서 물 한 병 섭취)


마땅한 편의점이나 카페를 찾지 못했는데

성 바울 성당 사진을 찍으려다가

EBS 세계테마기행에 나왔던

과자점을 발견했다.


파루찬 과자점


이 과자점의 이름은 파루찬.

C위에 점이 찍히면 'ch' 발음이라 한다.

몰타 고유 언어라고는 하지만

왜 점 찍힌 C가 두 번 나오고

파루찬이 어떤 뜻인지는 모르겠다 (안물안궁)


방송에서 봤던 과자점 주인 할아버지,

실제로 오늘 처음 보면서

마치 어제 본 듯 아양을 떨어 보기로 한다.


스마트폰에 저장한 EBS 세테기 영상을 꺼내 들고

주인장께 말을 건넨다.


"헬로 써어~(Sir)

  (EBS 방송 영상을 보여드리면서)

  저, 한쿡에서 와쎄요~

  이거 보쎄요~ 저 이거 봤씨유~

  당신(You) 한쿡에서 유명해요우~"

  ....라는 뜻이 전달되기 바라며

  영어를 사용하긴 했다'



아마도 몰타의 전통 과자

'파스띠찌'일 것으로 추정되는 과자랑

이것저것 섞어 9유로어치를 사니

EBS 방송에서 소개된 것처럼

백설기 떡 같은 빵을 덤으로 주신다.

감사하다고 인사 드리고 즉시 포장지 제거,

입 속으로 직행.  

과일 케이크 같기도 하고,

매우 달착지근하게 생겼으나, 달지 않고

떡처럼 찰기가 있을 것 같은데, 푸석푸석하다.

먹느라고 바빠서 사진 한 장 안 남겼다.

아무튼, 서울 촌놈이 몰타에 와서

몰타 전통 과자도 먹고 출세(?)했다.


성 바울 성당 (St. Paul's Church)



요기를 했으니 다시 사진을 찍어야지.

찰칵찰칵 '성 바울 성당' 외경을 찍는다.

척~ 봐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외벽,

그러나 우아한 귀족 여성의 초상화처럼

성당 외관에 기품이 서렸다. (1675년에 준공)


모자를 썼으나 그게 무슨 소용,

후끈한 공기가 여행자의 투지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성당 내부 구경은 패스,

지하 카타콤으로 간다.

(성 바울의 동굴과 카타콤 입구는

 성당이 아니라 별도의 건물에 있다)


카타콤 (Catacombs) 입구와 내부



카타콤(Catacombs)은 '무덤들 가운데'라는

의미를 가진, 지하 동굴 무덤이다.

라밧의 카타콤은 성 바울이 유배할 때 지냈다는

성 바울의 동굴(St. Paul's Grotto) 과 함께 있다.


성 바울이 로마로 압송될 때

배가 난파하는 바람에

이곳 몰타에서 3개월 살면서

크리스트교(가톨릭)를 전파했다 한다.


나는 날라리 가톨릭 신자라서

성 바울 아저씨의 일생도 잘 모르겠고

몰타에 가톨릭을 전파했다는 스토리에도

별 감흥이 없다.


그저 사진기의 ISO와 노출계를 조정하고

무엇을 왜 찍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며

머리 다칠라 조심조심

지하 무덤의 길을 따라 어슬렁거릴 뿐이다.



 

카타콤은 사람이 판 무덤이라 하는데

어떻게 팠을까?

죄수가 숟가락 하나로 동굴을 파는

영화는 많이 봤지만

이건 굴 하나만 판 게 아니라

굴 내부에 방을 또 팠는데

흙도 아니고 돌멩이를 대체 뭘로, 누가 팠을까?


화려한 바닥 / 벽에 새겨진 낙서



'지하 무덤에도 빈부 격차가 있나?'

지하 무덤의 방을 둘러보다가

특이한 것을 발견하고서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떤 방에는(관을 안치했을)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어느 귀족이나 돈 많은 상인이

잠들어 있었을까?

내부의 벽을 보니 낙서 가득이다.

문자의 형태를 봐서는

현대인들의 글자는 아닌 것 같다.

설령 몰지각한 여행자라 하더라도

굴 밖도 아니고 굴 안으로 들어가서

쭈그리고 앉아

저 벽에 낙서하지는 않을 것 같다.


망원렌즈로 당겨 보니

대부분 사람 이름 같다.

오늘날과 같은 하트 모양도 눈에 띈다.

몇 백 년 전에도 '하트' 모양은

만국 공통 사랑의 문자였나 보다.



이 카타콤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방공호로 쓰였다고 하는데,

솔직히 거기에 어떤 포인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터키의 데린쿠유 지하도시가 생각났다.

그 규모에 비하면

몰타의 지하 무덤은 아담한 수준인 듯도 하고...


이 카타콤과 옆에 뮤지엄이 있어서

(Wignacourt Museum)

잠시 둘러보았으나 역시 설명은 패스.



정말, 번개 불에 콩 구워 먹듯

순식간에 지하세계까지 둘러봤다.


별 의미 없어 보인다.

이번 라밧(Rabat) 둘러보기는...


여름날, 지중해의 몰타의 태양은

오후 늦게까지 열을 발산하고 있다.

아직 하루 해가 지나지 않았으니

옆 동네 임디나(Mdina)로 향한다.


***여행팁톡(tip talk)***

< St. Paul's Grotto & Catacombs >

- 입장료 : 성인 EUR 5.0 / 어린이 EUR 2.5

- 운영시간 :  9시30분~17시 (월~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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