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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진 Nov 07. 2020

스쳐가는 인연처럼_제주 오설록 티스톤

제주 공간 여행

※홍보 글 아니오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2019년 4월에 촬영했기에 2020년 11월 현재 모습과는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인연을 만난다.

그 인연들이 모두 다

내 곁에 남지는 않으며  

나 또한 어느 누군가에게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되기도 한다.


제주 서귀포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갈 때면

중간에 들리는 곳이 있다.

제주 오설록 티 뮤지엄과

이니스프리 하우스가 그곳이다.


티 뮤지엄 옥상에서 바라본 티 스톤 (Tea Stone)


차 한 잔 편하게 마시고 가는 티 뮤지엄과 달리

예약제로 운영되는 '티 스톤(Tea Stone)'은

내겐 스쳐가는 인연과도 같은 곳이다.

미리미리 일정을 조율하면 되지 않을까만

여행의 목적을, 티 스톤에 꼭꼭꼭 방문하는 것으로 작심하지 않는 이상

주말 제주 번개 여행이나,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은 다른 일정과 맞춰 방문하기란 쉽지 않다.


2019년 4월 어느 날, 이 날도 예약은 못했지만

티 스톤에 잠시라도 들려보리라 마음먹었다.



차 강의가 열리는 장소인 '티 스톤'은

티 뮤지엄과 이니스프리 사이의

'언덕'에 있는데,

이 '언덕'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티 스톤 건물은

이 언덕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리면서 지어졌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위 사진에서 보듯 건물의 주 공간은

언덕의 높은 지대에 맞춰졌고

콘크리트 아래로

언덕의 낮은 지대가 메워지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다.

이로 인해 자연이 주는 공간미가

그대로 살아난다.

내 딴엔 이러한 건물의 구조가

'자연 친화'적으로 보인다.



건물이 숲에 싸여 있는 점도 좋았지만

벽면을 통유리로 채워

마치 호수의 표면처럼

주변의 나무와 꽃이 유리벽에 반영되기에

그것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예약도 안 한 나는

무작정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언덕 아래에 있는 문을 열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니

마치 다락방 같은 느낌인데

차양막 사이로도 빛이 들어와

은은하면서도 수수한 멋이 느껴진다.



한쪽 벽면에 추사 김정희의

글과 세한도가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  

별 수 없다... 인터넷 검색해 볼 수밖에...


역시 우리나라 여행자들은 대단하다.

앞서 티 스톤에서 강의를 들은 분들이

도슨트 내용을 정리해서 올렸다.


차(Tea)를 좋아했던 추사 김정희는

제주도 유배 시절, 차를 즐겼고

그로 인해 제주도에 차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하며

티 스톤 건물이 검은색을 띠는 이유는

검은색 '벼루'를 모티프로 하여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라 한다.


나는 강의실로 보이는 공간의

커다란 문을 살며시 열어본다.



"어떻게 오셨어요?"


담당자인듯한 직원 분이 묻는다.


"저... 지나가는 여행잔데요

  여기 사진 한 장만 찍으면 안 될지요?"


"(살짝 웃으며) 원래 안 되는데요

 얼른 한 장만 찍으세요"


"예, 감사합니다"


나는 정말로 한 장만 찍었다.

조금 전 밖에서 봤던 공간.

유리 벽을 통해

바깥의 나무와 풀이

그대로 보이는 강의장.


이곳에서 다도와 다예를 강의한다니

얼마나 운치 있는가~!


욕심 같아서는 촬영을 더 하고 싶지만

불쑥 찾아든 불청객에게 배려해준

직원 분의 마음을 헤아려

정말 딱 한 장만 찍었다.




짧은 촬영을 마치며

오설록 티 스톤(Tea stone)은

모든 것이 완벽해

도도한 아가씨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언젠가 나도 예약하고

다시 이곳에 올 수도 있겠지만

이 도도한 아가씨에게는

그저 스쳐가는 인연과 같이

여기서 안녕을 고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그냥 놓아두는 것도 여행이니까.




※참고 : 티 스톤 예약 사이트

https://www.osulloc.com/kr/ko/museum/teastone


#제주도 #건축 #공간 #여행 #오설록 #티스톤 #티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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