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_이정하詩_연화도 여행

시 한 편 사진 몇 장

*2020년 1월 어느 주말,

경남 통영시 연화도에 다녀왔습니다.



몇몇 블로그에서 우연히 읽었습니다.

이정하 시인의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대형 서점에 가서

이정하 시인의 시집을 찾아봤는데요,

이 시가 수록된 시집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느 블로그에서 <마음의 양식>이라는

앱에서 퍼왔다고 출처를 밝혔습니다.



그대에게 가는 길이 멀고 멀어

늘 내 발은 부르터 있기 일쑤였네

한시라도 내 눈과 귀가

그대 향해 열려 있지 않은 적 없었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사람

생각지 않으려 애쓰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

그 흔한 약속 하나 없이 우린 헤어졌지만

여전히 내 가슴에 남이 슬픔으로 저무는 사람



내가 그대를 보내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나의 사랑이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찬이슬에 젖은 잎새가 더욱 붉듯

우리 사랑도 그처럼 오랜 고난 후에

마알갛게 우러나오는 고운 빛깔이려니...



함께 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이정하,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그저 떠나고 싶었습니다.

구구절절한 사연 없어도 여행이 필요했습니다.


어느 날, 23시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간 후

2시간 동안 찜질방에서 쉬다가

새벽 6시 30분에 출발하는 첫 배를 타고

'연화도'에 입도했습니다.


연화도...

제 지인이 알려줘서 알게 된 섬.

언제 가보려나 싶었는데

생각난 김에 허위허위 달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에

알맞은 이미지를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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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느 누구에게든

그대에게 가는 길이

평탄하기만 했을까요?

아마도 등산길처럼 멀고 힘들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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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지만,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잊힐 수도 있겠지만,

눈과 귀가 여전히 그대를 향해 있는 지금,

그대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얼마나 고독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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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게 하소서란 소망에는

두 나무가 얽힌 '연리지'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을 찾지 못해서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자라는 나무와

사람이 두 팔을 모은 형상과 비슷해 보이는 나무로

이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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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도는 '수국'으로 유명한데,

1월 말인 지금은 '동백'이 가득합니다.

떨어진 동백꽃은 안타까운 사랑을,

한 나무 안에서 서로 다른 동백꽃이 피었음은

내가 떠나보내지 않은

그대를 향한 사랑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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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을 받은 동백꽃 한 송이는

오랜 고난 후에 우러나오는

고운 빛깔을 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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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함께 한 시간이 많아야만

사랑이 깊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빛을 받은 잎새는 행복하겠지만

그 빛 속에 가려진 또 다른 사랑은

어떻게 해야 할지요?

그래도 시간이 약일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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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빛을 받으며

물길 따라 어디론가 향하는 배는

무엇인가를, 누군가를 만나겠지요?

이쯤에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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