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똥 같은 글

아내의 평가

by 아반



"이 똥 같은 글 쓰려고 하루 종일 그러고 있는 게 너무 화가 나."



아내와 함께 동치미 막국수를 세트 수육까지 시켜서 맛있게 비벼서 먹으려는데 머리를 심하게 얻어맞았다


"..."


그냥 말없이 막국수를 먹는다.



"너는 내가 왜 너의 글에 대해 이렇게 가혹하게 평가하는지 알아?"


"..."



"내가 20년 전 너에게 내가 쓴 시라고 보여줬을 때

넌 거들떠보지도 않았어.

이것도 시냐는 네 표정,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



기억을 더듬어 그때의 기억을 찾으려 한다.

어렴풋이 그랬었던 것 같다.


(나는 그때 왜 그렇게 아내의 글에 대해 엄격했을까?

나는 왜 그때 아내의 마음을 읽으려 하지 않고 시를 봤을까?)



아내는 자기를 좀 더 봐달라고 지금 얘기하고 있다.



"야! 난 네가 보는 그 웹소설 유치해서 보지도 않아."

그래도 오기로 좀 개겨본다.



지금이라도 다시 그 시를 볼 수만 있다면...

아내의 눈을 바라본다.



동치미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한 점 남은 수육을 서로 먹으라고 떠넘기다가

아내가 먹으라는 그 수육을 내가 먹었다.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손을 꼭 잡아줬다.



아내가 다시 글을 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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