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발열 (發熱)

[증언의 세대] 아마겟돈으로 모으다

by 아반


모건의 증세가 심해지다


로버트와 더스틴은 당분간 그곳에서 지내기 위해 건물 안팎으로 손 볼 곳을 고치고 있다.

깨진 창문은 판자로 바람막이를 덧대고 망치질을 했다.

깨끗한 매트와 침구를 정리해 숙직실을 여자들의 숙소로 쓰기로 했다.

남자들은 숙직실 옆 빈 창고를 쓰기로 하고 공장 숙소에 있는 간이 침상을 설치했다.

로버트는 주차해 놓은 차에 가서 여분의 비상식량을 챙겨 왔다


모건은 아침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열이 나는 것 같고 오한이 나고 계속해서 춥다고 말하고는 내내 구석에서 웅크리고 움직이질 않는다.

더스틴은 모건이 춥지 않게 모건 옆에 불을 피우고 공장 주변에서 땔감으로 쓸 수 있는 나무 조각들을 모아 옆에 쌓아 두었다.


로버트가 차에서 가져온 통조림 수프를 데워서 모건에게 건네주었다.

"따뜻해요. 이걸 좀 먹어 두셔야 해요"


그리고 상비약으로 가지고 있던 해열제를 물과 함께 모건에게 주었다.

"열이 많이 나시는 것 같아요. 수프를 좀 드셔야 약을 먹을 수 있어요"


모건은 한두 술 뜨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약을 입에 넣고 물을 마셨다.


그리고는 수프를 남겨둔 채 다시 옆으로 누워서 아무 말이 없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는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하루가 짧다.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숙소에 침상을 정리했다.


"모건은 좀 어때요?"

더스틴이 물어본다.


"안 좋은 것 같아요."

로버트와 모두가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로버트는 모건을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하고 서로서로 손을 잡고

모건을 위한 기도를 짧게 했다.


어둠이 깔리고 밤의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더스틴은 모건 옆의 불이 꺼지지 않게 불을 살피고 있다.


밤새 모건의 기침 소리가 간간이 들린다.

그렇게 긴긴밤은 지나가고 있다.






더스틴은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가 새벽녘이 돼서야 잠이 들었다.

아침 햇살에 눈을 떠보니 모건이 누워 있던 자리에 모건이 없다.

더스틴은 밤새 선잠을 자서 눈이 다시 무겁게 잠긴다.

비몽사몽간에 꿈속에서 모건이 약을 먹고 좋아졌다고 하며

일어나서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다.

더스틴은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해가 중천에 가까워질 무렵이 다 돼서 누군가 더스틴을 급하게 흔들어 깨운다.

"더스틴, 더스틴 일어나세요."


눈을 반쯤 떠보니 로버트의 얼굴이 보인다.

"일어나요. 어서!"


더스틴 갑자기 화들짝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입가에 묻은 침을 닦는다.

"너무 피곤했어요."


"큰일 났어요."


"모건이 사라졌어요."

로버트가 소리친다.


"아무 데도 없어요."

여자들이 들어와서 말한다.


더스틴은 일어나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건물 주위를 다 찾아봤다.

로버트가 다시 차에도 갔다 왔다.


모건은 아무 데도 없다.


그러다가 당직실 책상 위에 있는 모건의 메모를 뒤늦게 발견했다.



"아무래도 코로나에 걸린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 있으면 나머지 사람들에게 짐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 차로 들어오는 길에 임시 마을 진료소를 봤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치료를 받으면 좋아질 겁니다.

저를 찾지 마세요.

다들 무사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모건 프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