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by chatgpt
Scene 1
분석가와 내담자의 상담 치료 현장이다. 분석가가 내담자에게 처방을 내리고 있는데, 스트레스 해소 및 휴식 그리고 개성화를 위한 작은 실천으로써 ‘디아블로3’ 게임을 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분석가는 내담자에게 ‘질주 바바리안’을 해보길 제안한다.
곧이어 게임 특유의 쿼터뷰가 자료 화면처럼 나타난다. 검은 화면에 ‘커다란 발’ 모양의 불밭이 있다. 다만 정확히 발 모양은 아니고 그냥 발이라는 설정을 가진 ‘불로 꽉 찬 원’에 가깝다. 바바리안이 그 발-불-원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불에 타 죽으려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불의 주인으로서 들어간다. 그 불이 바로 ‘바바리안이 질주를 하면서 남기는 잔상’이다.
내담자는 “정말 재밌을 것 같은데, 디아블로3가 옛날 게임이다 보니 다시 세팅해서 플레이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라고 말을 한다. 그러자 분석가가 “그런 것이 당연하다.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분석가 본인)가 옛날에 직접 쓰던 세이브 파일을 제공해 드리겠다.”라고 한다.
이 Scene 내내, 나는 ‘내담자’와 ‘분석가’가 모두 나의 어떤 부분이라고 인지한다.
Scene 2
운치 있는 밤거리를 중· 고등학생 넷이서 2×2의 형태로 걷고 있다. 그들은 다 친구이다. 2×2의 행렬에서 오른쪽 뒤에 있는 녀석이 장난으로 오른쪽 앞에 있는 녀석을 붙잡아, 앞으로 가기 조금 힘들게 한다. 그러자 오른쪽 앞에 있는 녀석은 친구가 장난을 친다는 걸 알고 자기도 장난으로 그것을 받아친다. 그러자 오른쪽 뒤에 있는 녀석은 적당히 장난을 끝내고 풀어준다. 넷은 계속 갈 길을 간다. 이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나의 '시점'은 '오른쪽 뒤'에 있는 녀석의 시점이고, 나의 '생각'은 '오른쪽 앞'에 있는 녀석이 하는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질주 바바리안 : 실제 게임에 있는 '바바리안 스킬 구성'을 지칭한다. 이 스킬 구성은 ‘직접 타격’을 하지 않고 그저 ‘질주하면서 남기는 잔상’의 대미지만으로 몹을 처리한다. 뛰어난 안정성과 사냥 효율을 자랑한다.
*실제 게임에서 질주 바바리안이 남기는 잔상은 작은 회오리이다. 그런데 꿈에서는 이것이 ‘발-불-원’으로 강화되어 있다.
분석가와 내담자의 상담 치료 현장이다. 분석가가 내담자에게 처방을 내리고 있는데, 스트레스 해소 및 휴식 그리고 개성화를 위한 작은 실천으로써 ‘디아블로3’ 게임을 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 분석가는 내담자에게 ‘질주 바바리안’을 해보길 제안하고 있다.
꿈 전체의 메시지에 있어서 '질주 바바리안'이 key라는 것이 도입부부터 드러나고 있다. 꿈 원문의 주석을 보면 알 수 있듯, '질주 바바리안'이 상징하는 바는 아주 명료하다. "그저 삶을 나아가고, 그 나아감의 '후행 효과'로 일을 처리".
분석가가 내담자에게 처방하는 것이 ‘게임’이라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나'에게 필요한 어떤 것은 휴식·오락의 의미를 내포하는데 그 휴식·오락이 바로 '처방'인 것. 이것은 '나'의 내면 현황상 휴식·오락이 ‘도피’가 아니라 '에너지를 건강하게 정렬하는 기술'로 기능하는 국면임을 시사한다.
곧이어 디아블로3 특유의 쿼터뷰가 자료 화면처럼 나타난다. 검은 화면에 ‘커다란 발’ 모양의 불밭이 있다. 다만 정확히 발 모양은 아니고 그냥 발이라는 설정을 가진 ‘불로 꽉 찬 원’에 가깝다. 바바리안이 그 발-불-원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불에 타 죽으려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불의 주인으로서 들어간다. 불이 바로 ‘바바리안이 질주를 하면서 남기는 잔상’이라는 설정이다.
‘자료 화면’ 이미지는 흔한 꿈 문법으로서, 꿈이 말 그대로 자료 화면처럼 뭔가를 제시하고 싶을 때 많이 쓴다. 특히나 이것이 '쿼터뷰'일 경우엔 '메타인식 / 논리적으로 살펴보기'등의 의미가 부각되고, 이런 의미는 Scene 1이 '상담 현장'이라는 것과 정합적이다. 이 경우 '검은 화면'은 '편집 툴의 검은 배경' 정도로 읽을 수 있다. 요점을 보이기 위해서, 여백은 무정보의 검은 화면인 것.
‘불’의 모양이 ‘발 모양’이라는 것이 주목할만하다. 일종의 발자국footprint인 것이다. 발자국은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 저절로 생기’는 것. 따라서 발자국의 의미는 ‘의식적으로 만든 성취의 기록(흔적)’보다는 ‘그저 걷는(사는) 동안 나도 모르게 쌓인 삶의 기록’에 가깝다. 그런 흔적이 '불'이라는 건 건, '나'가 살아오며 남긴 발자국에 '단순 기록'을 넘어서는 에너지―추진력, 생기, 열정― 등이 축적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의미는 '불의 모양이 발 같으면서도 원 같은 것'을 보조한다. '원'이 강력한 '자기self'류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바바리안이 불-원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간다"면, 그것은 '열정으로 이글거리는 자기의 본질'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여기까지 정리하면, "'나'가 질주 바바리안을 플레이하는 것”은 :
'나'가 살면서 남긴 흔적을 가지고 하는 작업일 가능성이 높으며 (발자국)
또한 '나'의 마음 깊은 곳의 본질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원)
내담자는 “정말 재밌을 것 같은데, 디아블로3가 옛날 게임이다 보니 다시 세팅해서 플레이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라고 말을 한다. 그러자 분석가가 “그런 것이 당연하다.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분석가 본인)가 옛날에 직접 쓰던 세이브 파일을 제공해 드리겠다.”라고 한다.
이 Scene 내내, 나는 ‘내담자’와 ‘분석가’가 모두 나의 어떤 부분이라고 인지한다.
“옛날 게임이다 보니 다시 세팅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는 대단히 현실적이다. 이는 '나'가 '질주 바바리안'이 표상하는 가치에 접속하려면 '옛날과 지금 사이의 호환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행히도 분석가가 ‘세이브 파일 제공’을 기꺼이 약속한다. 세이브 파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완전히 새로운 어떤 일”보다는 “이미 아는 어떤 일”일 가능성을 높인다. 아울러, '세이브 파일 자체'가 작업의 완성이 아니라 '세이브 파일에서 출발하는 게임 플레이'가 작업의 여정이라는 것은 명료하다. '나'는 아마 과거의 경험(세이브 파일)을 기반으로 하되, 그것을 현시점에 맞게 보완·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나'가 "Scene 1 내내 내담자와 분석가가 모두 나의 어떤 부분이라는 것을 인지"했다는 것은 거의 직유이다. '나'는 자기에게 필요한 일을 자기에게 묻고, 그것을 스스로 처방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운치 있는 밤거리를 중· 고등학생 넷이서 2×2의 형태로 걷고 있다. 그들은 다 친구이다. 2×2의 행렬에서 오른쪽 뒤에 있는 녀석이 장난으로 오른쪽 앞에 있는 녀석을 붙잡아, 앞으로 가기 조금 힘들게 한다. 그러자 오른쪽 앞에 있는 녀석은 친구가 장난을 친다는 걸 알고 역시나 유머를 섞어 그것을 받아친다. 그러자 오른쪽 뒤에 있는 녀석은 적당히 장난을 끝내고 풀어준다. 넷은 계속 갈 길을 간다. 이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나의 '시점'은 '오른쪽 뒤'에 있는 녀석의 시점이고, 나의 '생각'은 '오른쪽 앞'에 있는 녀석이 하는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중· 고등학생은 '미성년이지만 완전히 어리지는 않은' 존재다. 이는 Scene 1의 '내담자'의 의미― 상담을 통해 자기에게 뭐가 필요한지 알아봐야 하면서도(미성년), 자기가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닌(완전히 어리진 않은)―것과 정합적이다.
'2×2 행렬'은 꿈 문법에서 전형적인 '4 기능' 표지이다. 칼 융 이론에 입각하여 각 인물을 사고· 직관· 감각· 감정에 대입해서 "'오른쪽 앞 인물'과 '오른쪽 뒤' 인물이 정확히 무엇을 상징하느냐"를 따져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네 명 중 두 명 간에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데, 그 상호작용은 무엇이냐"를 더 중점적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하여, '오른쪽 앞, 오른쪽 뒤'의 의미는 간단하고 느슨한 맵핑으로 갈음하려 한다.
오른쪽 : 왼쪽보다 상대적으로 '공적'인 심리 영역
오른쪽에서의 앞, 뒤 : 공적 심리 영역에서의 나은(앞선) 기능과 모자란(뒤선) 기능, 혹은 공적 심리 영역에서의 미래-전망(앞)과 과거-기억(뒤)
본론으로 돌아와 조금만 생각해 보면, Scene 1에서 언급된 '옛날과 지금 사이의 호환 문제'가 Scene 2에서 '붙잡기 모티브'로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뭔가가 '나'로 하여금 '질주 바바리안을 플레이하는 것'을 지연시키고 있는데, 또 우리가 알 수 있듯이, 그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작은 망설임(장난)' 수준에 그치는 작은 지연이다. "넷은 계속 갈 길을 간다."에 주목하라.
앞서 보았듯 '4 기능 표지'라는 단서를 통해서 우리는 중· 고등학생 넷이 '나'의 심리 기능들이라고 가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장난 수준에 그치는 작은 지연'은 외부 현실보다는 역시나 '나'의 주관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여기에 앞서 갈음한 '오른쪽 앞/뒤 = 나은/모자란 기능 or 미래전망/과거기억'을 대입한다면 :
'나'는 질주 바바리안이 표상하는 가치에 접속하려고 하지만, 자기의 '비교적 부족한 기능' 혹은 '과거의 실패 기억' 때문에 조금 망설여진다. 그러나 그런 내적 갈등이 '나'의 발목을 완전히 끊는 것은 아니고, '나'는 그것을 스스로 장난 수준으로 제어하여 갈 길을 간다.
로 정리할 수 있다. 아울러 "Scene 2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내내 '나'의 '시점'은 '오른쪽 뒤'에 있는 녀석의 시점이고, 나의 '생각'은 '오른쪽 앞'에 있는 녀석이 하는 생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나'는 지금 내면의 여러 기능들을 각각의 관점에서 상호 인지할 수 있는 상태이다. 이는 Scene 1에서 내담자가 분석가와 모두 '나'였던 사실과 일치한다. 아울러, 오른쪽 앞 학생이 오른쪽 뒤 학생의 장난을 '장난으로서 잘 받아주는 것'은 '나'가 스스로의 어떤 부분에게 윽박지르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지점이다.
1. '나'는 오랜 시간 자연스럽고 꾸준하게 꿈을 분석해 왔고, 현시점에 엄청난 분량이 쌓여있다.
(질주 바바리안과 발자국의 의미에 대응)
2. '나'는 꿈 분석을 즐겁게, 그리고 아주 진지하게 해 왔다. 꿈 분석은 '나'에게 놀이이면서도 열정이자 자기실현이었기 때문이다.
(처방의 게임성, 그리고 발자국이 '발-불-원'인 것에 대응)
3. '나'는 그 방대한 자료를 그냥 담아 두기보다는, 그걸 이용해서 어떤 '공적 작업'에 착수해야 함을 느끼고 있다.
(분석가가 처방으로써, 즉 구체적 실천으로써 작업을 권한 것에 대응. 네 학생의 '오른쪽'에 대응)
4. 그러나 '나'는 작업 피로, 그리고 과거의 '유사 작업 실패 사례' 등으로 인해 조금은 망설여진다.
('옛날 게임 호환 문제', '뒤에서 붙잡는 장난'에 대응)
5. 동시에 '나'는 과거 경험을 보완적용함으로써 작업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세이브 파일 제공', 네 학생이 멈추지 않는 것'에 대응)
나는 나 자신에게 휴식과 오락의 성격을 지닌 어떤 활동을, 어엿한 하나의 작업으로써 처방한다. 그 작업은 내가 살아오는 동안 '특정 목적을 고려하고 의식적으로 만든 성취'보다는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쌓은 흔적'과 관련이 있다. 내 흔적은 단순 기록을 넘어서서 열정으로 이글거린다. 다만 나는 이 흔적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이 조금은 망설여진다. 왜냐면 그건 어느 정도 피로한 작업이고, 과거에 비슷한 일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과거의 경험을 현시점에 보완적용함으로써 이 작업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내 안의 여러 기능들이 협업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 나는 '꿈 분석'을 주제로 하는 글을 연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