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월 moon May 28. 2024

써야 한다는 중압감과 미루는 습관 사이에서

#글쓰기의태도 #에릭메이젤 #습관의글쓰기 #13

글쓰기 생활을 되돌아보고 유지하고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코치가 있다.

바로 당신 자신이다.

그 코치의 조언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성찰하는 태도'를 갖추고 최선의 답을 구해보자!





인생의 중대한 결정을 앞두었을 때, 나를 잘 알고, 나의 지나온 시간을 잘 아는 흔히 말하는 나의 '최측근'의 조언은 내게 참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다.

여전히 지금도 그러해서 얼마 전에도 나는 나의 최측근에게 나의 삶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그 방향은 나의 기도의 불을 지피고, 결단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어떠한 삶의 방향을 바로 볼 수 있게도 하고, 확신이 필요할 때 그 확신을 갖게도 한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나의 결정은 언제나 내 안에서 일어난다.

고등학교 이후로 기독교인이 된 나는 삶의 중차대한 문제와 일상의 힘을 얻는 매일 속에서 '기도함으로' 갈피를 잡고 생기를 얻는다.

근래에 부쩍 생기를 잃은 이유는 기도하지 못해서다.

근래에 부쩍 회의적으로 변한 이유도 기도하지 않아서다.


어제는 온종일 잠시 '읽는 일'을 멈추고 생각했다.

오늘은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하루를 시작하며 홀로 조용히 말씀과 기도의 시간을 깊이 보냈다. 오랜만이었다.

선하신 나의 주님은 언제나 변함없이 기다리신다.

그리고 말씀하신다.




미루는 습관은 정말 한번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미루는 습관을 내가 유익하게 사용하는 경우는 딱 한 가지다. 

물욕이 차오를 때.

잠시 그 물욕을 미루어본다. 장바구니에 채워둔 목록을 한번 쓱~ 보고 잠시 결제창을 닫는다.

'오늘만 지나고 내일 결제하자.' 하는 식으로,

상당히 효과적이다.

절반 이상의 확률로 그 물욕이 잠재워진다.

하지만 이 미루는 습관은 소비에만 해당되어야 한다. 

다른 많은 경우, 이 습관은 영원토록 내가 원하는 결과를 손에 잡히지 않도록 만드는 주범이 된다.

게으름과 만나거나 자기 합리화와 만난다면 답이 없다.


글을 쓰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텐데, 슬금슬금 글쓰기를 미루는 것이 어렵지 않다.

오히려 '쓰고 싶다.' '써야 한다.'는 무게감과 중압감에 눌려 도리어 글쓰기에서 도망갈 때가 있다. 그래서 결국은 안 보이는 척, 모르는 척하고 노트를 멀리 두기도 한다.

중압감은 곧 미루는 이유가 된다.


글쓰기를 미루고 있는 나에게서 한발 물러나 어떻게 하면 글을 쓸 수 있을지 자문해 보라는 저자의 생각은 참신하다! 결국 답은 나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

내가 나의 코치가 되어준다는 접근은 재미있기까지 한다.

나에게는 "그냥" 노트를 열고 쓰는 것이 글쓰기에 다가서는 key가 된다.




오늘은 글을 쓰는 타이밍이 좀 별로다.

오후에 책상에 앉았더니, 하교한 아이들이 번갈아가면서 내 앞에 앉는다.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저쪽 방에서 한 아이가 피아노를 치고 노래까지 한다.

또 다른 아이는 장난감을 돌린다.

남편이 퇴근 중이라는 카톡도 울린다.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건조기가 1차로 다 돌았고, 세탁기는 세탁기대로 또 다 되었을 것이다.

2차로 건조기가 다시 열일을 할 차례다.


오늘처럼 하늘이 맑고 기분도 덕분에 날아갈 것 같은 날은 날씨처럼 진짜 멋진 글이 써질 것 같지만 현실은 집안일 묘사로 급히 마무리 중이다.

글의 시작과 마무리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

에라, 모르겠다.

삶의 현장에서 급히 마무리.

이전 10화 트라우마와 동거하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