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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Eyre Nov 30. 2019

가지 같은 시간

페랑디 8주 차(2019.11.25 - 2019.11.29)



빗줄기가 굵어지고 날씨가 더 추워질수록 이곳의 생활은 돌아가는 선풍기와 같다. 회전하는 모든 것들은 중심이 있고 그곳은 회전을 시키는 축이자 근원지이며 동시에 가장 안전하고 고요한 곳이기도 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선풍기의 날에 손을 대면 다치기 십상이지만 중심부에 손을 대면 다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돌아가는 것을 멈출 수 있다. 페랑디를 처음 들어올 때는 내가 중심에 있지 못해서 많은 것 들에 영향을 받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누적된 글에서 발견했다. 내 마음에 중심이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선풍기의 날을 잡으면 몸과 마음이 다칠수 있지만 반대라면 가장 안전하고 평온한 공간에서 나를 감싸고 도는 모든 것들을 바라 볼수 있게 된다. 애초부터 각자의 선풍기 날개는 이미 돌고 있었을지 모른다. 어느 곳에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서 거대한 태풍이 될 수도 있고 아름다운 풍차가 될 수도 있다. 



월요일 새벽 뜬금없이 학교에 비상벨이 울려 강제 야외 수업


오래 반복된 시간은 아니지만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각자의 생각의 차이로 언성이 높아질 때도 있고 견해의 차이로 조금씩 사이가 틀어지는 것들이 보고 들린다. 시험을 앞두고 모두가 예민하고 피로도가 쌓인것도 느껴진다. 잠깐이나마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 우리들은 규칙과 약속이 필요하다. 아니 그것을 지킬 때 의미가 있다.


이번주 셰프가 만든 제품. 나에겐 어려운 초콜릿 장식


설탕공장 견학


하루에   이상은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맛본다. 그만큼 설탕은 우리와 가까이에 있다. 당연하지만 제과제빵에서는 밀가루만큼이나 없어서는  되는 중요한 원재료이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만큼 중요한 존재이다. 중세시대에는 설탕은 값비싼 향신료였으며, 세계적인 정치가들은 설탕의 확보와  유통 장악 문제를 놓고 고심했다고 전해진다. 설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탕수수나 사탕무의 당밀이 필요하다. 그것으로 원당이라는 것을 추출해내고, 그것은 정제공장에서 작업하여 우리가 흔히 아는 설탕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정제 공장만 존재하고 원당을 만드는 공장이 없어(설탕무나 사탕수수 재배의 기후, 이윤과 경제성이 다른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 지기에 거의 재배하는 곳이 없다) 가고 싶어도   없는 설탕공장을 페랑디에서 견학하는  행운을 얻었다. 



따뜻한 버스를 타고 한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한 설탕공장
엄청난 규모와 처음보는 설탕무


물은 음식에 들어가기  설탕에게 천적이다. 설탕은 공기 중의 습기나 물을 만나면 단단하게 덩어리처럼 굳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설탕 포대 안쪽이 비닐막처럼 코팅되어있는 이유나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학교에서 대여한 버스를 타고 가는 도중 설탕에 대해 지식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냈다. 비가 창문을 타고 내린다. 가장 좋은 기회에  완벽하게 이해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내가 생각하는 프랑스의 설탕공장은 어떤 모습일까? 바깥과 기온차로 생긴 버스 창문의 서리를 옷깃으로 닦아냈다. 파리를 벗어난  제법 오래된  같다. 흐린 물안개 사이로 들판  가득하다. 설탕공장은 실제로 보니 상상하는 것보다 모두  이상이었다.


설탕무 썰어논 것 시식, 그리고 각 파트들 설명



공장 앞에서부터 석탄을 쌓아 논 것 같은 거대한 언덕들이 보인다. 기분탓인지 비냄새와 섞여 달콤함이 폐 깊숙히 스며 든다. 가까이서 보니 석탄 언덕 같았던 것들은 사탕무들이 이룬 거대한 언덕이다. 사탕무를 들어 보기는 했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다. 불규칙한 원형으로 크기는 가지각색이지만 큰 것은 사람 얼굴만 하다. 여기 있는 모든 설탕무가 프랑스에서 재배했으며 원당을 만들기 위해 트럭에 실려 쉴 틈 없이 입구를 통과하고 있다. 바닥에 굴러 다니는 돌덩어리 같은 설탕 무 한쪽을 대충 닦아내고 한입 크게 물어 배었다. 적당한 단물이 입안 가득 매운다. 삼키기직 전 뱉어내자마자 친구들과 셰프가 와서 놀란 듯이 쳐다본다. 생전 처음 보는 설탕무를 먹어보고 싶은 외국인의 마음을 몰라주고 다들 걱정하기 바쁘다. 남은 입안의 잔여물을 마져 뱉어냈다. 설탕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공장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친구들이 교대로 나에게 붙어서 공장 관계자가 설명해준 것들을 다시 설명해주기 바쁘다. 친절한 친구들 덕분에 큰 경험이 더 큰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내 입속은 글을 쓰는 지금도 흙이 잔뜩 묻어 있던 설탕 무의 식감과 맛과 향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살아있는 교육은 앉아서 듣는 것이 아니라오감으로 느끼는 것이다. 



사진찍는 나를 보고 포즈 취하는 우리반 “요정” 엘로디




모두가 피하고 싶은 존재,
모두가 좋아하는 존재



그동안 라자를 피해 다녔다. 정확히 말하면 발표준비 때문도 있었지만 그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라자는 그동안 3번이나 우리 단체 채팅방을  없이 나갔고, 자신의 잘못된 행동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우리가 다음 주에 해야 하는 발표 준비로 바쁜 시기에   마져 나가버렸다. 스스로를 고립시켜 자유로워지기 원하는  같았다. 모두가  흘리며 청소하는 시간에 그는 유유히 밖으로 나간다. 청소가 끝나면 들어와서 자신의 도구만 챙겨 유유히 사라진다. 우리 발표팀은 물론이고 우리 그룹 전체에게 비난을 받고 우리는 셰프에게 항의했다. 셰프와 자주 그리고 오래 상담을 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에 나는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점심시간에 그를 만날  있는 장소에 가서 조심히 말을 꺼내보았다. 생각보다 쉽게 그의 이야기를 들을  있었다. 


"어떤 친구가 나에 대한 이야기를 셰프에게 했다. 나는 그것이 너무 비겁하다고 생각하고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학교가 끝나고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단체방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싫다. 그래서 내가  방을 나왔던 것이다. 이제 나는 완전히 너희들 팀이 아니다. 나를 너희가 그렇게 만들었다. 화가나지만 진정하려고 한다. 너를 포함한 모두는 어른이 아니다. 마치 어린아이들 같아"


모두의 다름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우리의 대화에서 문제는 끝까지 그가 누구에게도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아있던 아주 얇은 실조차 끊어져 버린 느낌이다. 온전하게 불어를 이해한 것이 이 것 뿐이지만 그는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했고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여전히 두 명 이상만 모이면 그의 이야기는 답 없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짧은 인생의 빈공간에 무엇을 그렇게 채우고 싶었을까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모두에게 미움받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자는 모두가 좋아하는 행동만 하고 후자는 모두가 미워하는 행동만 하는 것이다. 자신이 받고 싶은 대로 상대에게 해주는 것은 세계를 막론하고 어느 공동체에나 적용되는 가장 쉬운 규칙이다. 한국의 책의 이름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생각난다. 그에겐 너무 과하게 적용된 그 용기가 심지어 안쓰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리고 나는 다음 주 그와 한 주간 같은 공동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와 이번주에 같은 조를 했던 친구가 내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한다. 희비가 교차했다. 창밖의 하늘이 더 뿌옇게 변했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만 같다.






한국을 사랑하는 Juels

줄이라는 친구는 우리 반에서 몇 안 되는 나보다 어린 친구다. 오토바이로 등하교를 한다. 우리 집 근처에 살고 있고 고향은 프로방스 지역이다. 전직이 개그맨인 줄 알았는데 설비 관련 생산직에서 일했다고 했다. 사실 줄의 오랜 꿈은 제과사였다. 파리 집값 때문에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프로방스 제과점에서 근무할 것이라고 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이 하지 마라고 하는 것들을 꼭 해보는 청개구리 같은 친구가 있는데 줄이 그런 캐릭터이다. 줄은 한국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다음번 여행지는 일본과 한국이라고 했다. 나에게 프랑스어 사전에도 안 뜨는 비속어 동사들을 알려주면서 둘이 한참을 자주 웃는다. 모두가 사실 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지만 줄은 부족한 기술도 모두 웃음으로 승화시키려고 한다. 얼굴에 초콜릿이 묻은 채 혼자만 이상하게 만든 제품에 대해 셰프에게 진지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고개를 돌리고 웃을 수밖에 없는 없어서는 안될 우리 그룹의 비타민 같은 존재다. 


이제는 수업시간에 눈만 마주쳐도 서로 웃는다





프랑스 친구에게 처음 받아 본 선물



하타나는 81년생이다. 외모가 동양인처럼 생긴 탓인지 가끔 유창하게 말하는 그의 불어가 다소 낯설 때가 있다. 모두가 그렇지만 내가 부탁하는 것은 모든 것을 미루고 도와주는 친구다. 페랑디 들어오기 전까지 약사로 일했고 귀여운 아들이 두 명이 나 있다. 엠마와는 둘도 없는 단짝이고 우리 팀을 떠난 라자와는 눈도 안 마주치는 사이다. 그런 그녀는 나를 도와주는 일이면 뭐든지 기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녀와 이번 주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첫 번째는 그녀가 감기가 심하게 걸리고 일주일째 호전이 없던 어느 날 늦은 저녁이었다. 2주 전쯤 내가 감기에 걸려서 마스크를 쓰고 실습했던 적이 있어서 나에게 마스크가 남아있다면 내일 가져올 수 있냐고 부탁을 했다. 마스크가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도서관에 공부하고 집에 가는 길에 일부러 4장을 구매했다. 가지고 있는 차를 종류별로 챙기고 한국에서 받은 과자도 몇개 담아 다음날 누가 봐도 아파보이는 그녀에게 조심히 건넸다. 두 번째는 설탕공장 견학하는 날이였다. 그녀가 보이지 않아 엠마에게 물어보니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못 왔다고 했다. 나도 공부할 겸 구글에서 찾아보고 잘 정리된 정보와 그날 찍은 사진과 정보를 그녀를 위해 단체 채팅방에 올려주었다.


다음날 그녀는 고맙다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초콜릿 24개입을 나에게 건넸다. 괜찮다면 손사래를 쳐도 그녀는 괜찮다며 받으라고 하더니 고맙다고 했다. 많이 호전 되었지만 그녀가 진심으로 빨리 감기에서 해방되길 기도한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처음으로 프랑스인에게 받은 선물이자 내 진심에 대한 그녀의 답례였다.
 


전혀 기대하지 않아서 더 뜻 깊은 선물


라자의 부재와 하타나의 아픔으로 발표팀 분위기가 더 끈끈 해졌다. 학교가 일찍 끝나면 우리 셋은 모여서 발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종종 뜬금없이 서로에게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한다. 마스크를 쓰고 발표 순서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그녀는 누가 뭐래도 우리 팀 수장이다. 예상치 못한 부재가 낳은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학교에서 발표 그룹끼리 하는 퀴즈에서 우리는 다른 4명들의 그룹을재치고 3명이서 일등하고 선물을 받았다. 이 기운을 이어 발표도 그리고 다가 오는 CAP blanc 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1등하고 받은 귀여운 젖소 !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줘 !




완벽의 다른 의미



친구들보다 한참을 빨리 끝내고 멀리서 작업하는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술을 포함한 직업적으로의 나는 어디쯤 와 있을까? 어중간한 느낌이 들었다. 완전하게 실력이나 경력을 쌓아 자신감이 넘치는 상태도 아니고 반대로 처음이 일을 시작하는 위치에서 있지도 않았다. 완벽은 내가 한 발짝 더 다가 갈수록 더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제품을 더 잘 만들기 위해 노력할수록 많은 것들이 나를 막아 내고 놀리듯이 한발짝 물러나는 느낌이다. 분명하다. 완벽 위에는 또 다른 완벽이 존재한다. 누군가 정해 놓은 완벽은 지금 CAP 시험 앞에서 불가피하다. 하지만 나는 완벽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고 그런 사람이 되기 싫다. 창의적인 마음과 공동체의 소중함이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 실직적인 학교에서 배우는 기술이 나의 기술을 대폭 향상해주거나 나라는 사람을 변화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들에게서 기술 보다 더 값진 것들을 배우고 있고 그것이 나를 바꾸는 원동력이다. 완벽하기 위한 노력을 기술보다는 다른 곳에 쏟아 내고 싶다. 욕심의 방향을 바꾸자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시험 당일날 분주한 친구들과 멀리서 바라보는 나


온전하게 나를 바라보는 방법
순간을 즐겨라



제품을 만들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로 실수가 발생하고 어쩌면 우리는 그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료의 특성이나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배운다. 경험한 사람으로부터 미리 자주 발생하는 문제에 듣고 피하기도 하지만 모든 문제를다 나열할 수 없을 뿐 더러 심지어 잘 들어도 실수를 반복하기에 이른다. 이론과 실기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내주는 지표가 된다. 실수를 온전하게 받아드리면 그것은 분명한 자신의 것이 된다. 당연히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지만 어느 순간 행여나 있는 실수를 스스로의 판단 아래 시간 지체 없이 고치고 있는 단계가 온다. 그때는 머릿속에 수많은 실수들이 지나가며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몸은 정해진 곳에 있어도 머리와 눈은 항상 다른 곳을 주시하고 생각하자



셰프가 시연을 보여줄때 누군가는 손바닥만한 수첩에 빼곡하게 거의 모든 설명을 다 적고 누군가는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한다. 누군가는 어린아이처럼 몇 번을 불러도 늦어진 자신의 일을 한다. 누군가는 예리한 질문을 하며 누군가는 시연이 끝나고 각자 돌아가서 혼자서만 들어야 할 때 필요한 것들을 몰래 미리 준비하기도 한다. 처음에는 나도 다 적었는데( 정확하게 모두 적는 것은 나에게 사실 불가능하다) 사실 매일 그것을 복습하고 다른 친구들처럼 집에 와서 다시 만들어볼 조건이나 형편이 안된다. 나는 셰프의 시연 때 모두를 관찰하고 그 시간 자체에 집중한다. 눈은 두 개이지만 모두가 내 눈 안에 있었다. 가끔씩 그들을 보면 입가의 미소를 감출 길이 없다.



요즘 매주 금요일마다 시험을 보고 같이 식사를 한다



이른 나이에 나보다 나이 많은 직원들과 같이 매장을 이끌다 보니 부족할 수밖에 없었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그때는 내가 모르는 것은 도전하려고 하지 않았다. 누구도 그것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었고 지금과 생각이나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피하려고 하면 피할 수 있는 시기였다. 모든과정에 득과 실이 있듯이 돌아보니 그랬다. 그들에게 부족한 상사였을지 모르지만 나 자신에게는 누구보다 혹독했고 철저했다. 공동체 안에서 직급이 높아지는 것이 얼마나 불안하고 초초하며 외로운 길인지 모를 것이다. 그땐 즐길 수 없던 것들을 지금은 즐길 여유가 생겼다. 왜냐면 직급이 없지만 그 시간을 지나온 나는 여기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빠르게 또는 느리게 흘러가고 나는 고요하게 한가운데서 조금씩 그들을 바라보며 나를 찾아가고 있다.



벌써부터 이 곳의 생활이 그리우려고 한다. 소중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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