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아이콘 중 하나인 마마무의 화사가 첫 솔로곡을 발매했다. 제목은 '멍청이'.
화사가 음악 작업은 물론 뮤직비디오 의상 등 프로젝트의 다양한 부분에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이미 대중적으로 자리를 잡은 가수이기 때문에 기본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안정적인 상황이었지만, 가장 핫한 때에 내는 솔로곡이기 때문에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무대 의상, 무대 매너 등으로 크게 화제가 되었기도 했으니 말이다.
음원과 뮤직비디오 발매 전, 총 네 장의 컨셉 포토가 공개됐다. 비욘세(1, 2번)와 이효리(4번)를 레퍼런스로 한듯한 기시감이 약간 들었고, 이미지의 톤이 일정하게 맞춰지지 않은 느낌이 있었다. 특히 1번과 2번은 같은 곡의 콘셉트 포토라고 보기엔 너무 동 떨어진 비주얼이었는데, 뮤직비디오를 봐도 여전히 그 둘을 동시에 가져간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멍청이' 음원은 2월 13일 오후 6시에 발매되었고, 멜론에 11위로 진입한 뒤 점점 올라 1위에 안착했다. 화사의 인지도와 화제성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는 아니지만, 솔로로서는 데뷔라는 것을 고려하면 확실하게 존재감을 각인시킨 대단한 성과다.
마마무의 최근 히트곡들을 만든 두 작곡가가 참여한 곡인 만큼 '멍청이'는 대중성도 완성도도 높은 트랙이고, 멜로디, 가사, 화사의 목소리가 합쳐져 한 번만 들어도 "너는 멍청이 ya-ya- twit twit twit twit" 파트가 맴돈다. 취향과 별개로 잘 만들어진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화사(마마무에서는 휘인 역시) 특유의 보컬 테크닉은 약간 올드하다는 인상도 있었는데, 이제는 대중에게 완전히 설득이 된 것 같다. 확실히 노래를 중독성 있게 만들 수 있는듯.
[MV] 멍청이 - 화사
https://www.youtube.com/watch?v=Uu1KvQDDOog
의상만 16벌을 입을 만큼(물론 세트도 그만큼 필요했을 것이다.) 아낌없이 투자했고 하고 싶은 얘기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많았던 것 같은데, 요소들이 하나로 어우러지지 않는 느낌이다. 이것 저것 바쁘게 섞여 있어서 엣지가 없다.
어떻게 보면 촌스러운 느낌이 있기 때문에 의상과 미술, 후보정 쪽에서 세련되고 힙한 느낌을 보강해주어야 하는 아티스트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아래의 비주얼들이 화사에게 어울렸던 것 같다. 섹시하고 활기 넘치는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부합하고, '퀸화사'라는 별명에 응하는 것 같아서.
뮤직비디오는 기본적으로 조회수가 나올 정도의 화려함은 갖췄지만, 몇 번을 봐도 완성도가 아쉽다.
아쉬운 점 1. 색보정
컨셉 포토에서도 일관된 톤으로 보정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뮤직비디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씬들이 조화롭게 안 섞인 것은 색보정 탓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래 세 장의 캡쳐만 봐도 똑같이 white 배경을 쓰는데 모두 색깔이 다르다.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 2. 갑자기 분위기 퀴어베이팅
'멍청이'의 가사는 나만을 바라보고 나에게 목멘 연인에게 ‘멍청이’라고 일컫지만, 결국에는 그 ‘멍청이’가 연인을 보듬어주지 못한 ‘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우치며 느끼는 외로움을 담았다고 한다. 자신에게 매달리기만 하는 멍청이 같은 남자에게 짜증을 내지만, 엔딩에서는 자신이 매달리게 되는 것이 이 뮤직비디오를 관통하는 스토리이다. 스토리가 없는 뮤직비디오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하는 이런 장면은 무슨 의도인가? 걸그룹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이 스킨쉽을 하는 장면은 요즘 트렌드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자주 등장하고 있으며, 퀴어베이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환호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일단 퀴어베이팅에 대한 가치 판단은 접어두고, 이런 내용의 뮤직비디오에서, 갑자기, 이런 장면을? 맥락이라는 것이 없어서 다소 황당했다.
아쉬운 점 3. 갑자기 분위기 시스터후드
이 장면은 뮤직비디오와 전혀 섞이질 못한다. 시꺼먼 바탕에서 천을 두른 화사가 커다란 조각상 앞에서 왜 애절하게 노래를 하는지, 노래도 뮤비의 내용도 전혀 설명해주지 못한다. 또, 여성들이 서로 몸을 맞대고 있는 비주얼은 대체로 시스터후드를 표현하고자 사용되는데(개인적으로 두아 리파의 'New rules'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현재 이 뮤직비디오엔 시스터후드라는 테마가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없어 보인다. 시스터후드가 아니라면 무엇을 표현하려 했을까? 떠오르지 않는다. 이런 비주얼을 화사가 '멍청이'라는 곡에서 연출해야만 했는지 전혀 설득되지 않는 것이다.
아쉬운 점 4. 비주얼 디렉팅
마마무의 결과물은 대체로 음악에 비해 비주얼라이징이 아쉬웠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아쉬움이 남는다. 딱 보고 이게 예쁜가? 했을 때 바로 예쁘다! 하게 되지 않았던 장면들이 여럿 있다. 비닐은 '나를 위해서만 숨을 쉬니까', '나를 위해서만 숨을 쉬지마'라는 가사를 표현하기에 좋은 소재였다고는 생각하지만, 저것보다 예쁘게 비주얼라이징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사진은 뮤직비디오의 썸네일이 된 착장인데, 왼쪽의 커다란 인형이 못생겼고, 저것이 아티스트가 생각하는 '멍청이'라면 그리 유쾌하진 않은듯. 또한 화사는 표정이 다양하고 매력적인 아티스트인데, 그런 점이 더욱 도드라지지 않은 점도 아쉽다.
뮤직비디오가 아쉬워서 싫은 소리만 적은 것 같지만, 화사는 정말 재능이 넘치고 매력적인 아티스트다. 화사 같은 여성 아이콘이 있다는 점은 참 기쁜 일! 앞으로의 활동도 모두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