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시신기증, 장기기증, 연명치료 사전의향서

생각이 바뀔 경우 번복이 가능하다

by 퇴사자

퇴사와 시신기증이 뭔 상관일까.


회사일과 재테크, 인생에 대해 돌아보는 것들 다 동시에 잘 하는 사람도 많지만, 회사는 우리 인생의 전부를 요구한다. 회사는 요구하지 않았다고 할테지만 주변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 특히 나를 포함 나와 비슷한 내 주변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9-6만 회사에 나를 주고, 퇴근 이후에는 완벽히 회사와 멀어지는 것이 이상적이었을 텐데 나는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일에 대한 걱정이 나를 짓누르는 편이었다. 그래서 해외로 나가 해외심을 꽂고 한국과 단절되는 것이 꿀이었는데 카톡이 나와서 그것마저 박탈당했다.


장기기증과 연명치료 사전의향서는 퇴사전 신청했는데 시신 기증의 경우 직접 대학병원을 정해 전화를 해야 해서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해 퇴사 후 해외로 떠나기전 신청했다. 해외에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나는 살면서 한번도 죽고 싶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사람은 아니다. 해외 봉사를 하러 가면서 집 가구 가전 옷 등을 전반적으로 정리하는 시기에 마침 노인교육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웰다잉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방송되고 있는 매리킬즈피플 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캐나다 원작까지 몰아보고 있다.


유명인이 죽거나 비행기 추락 사고를 보면 고작 한다는 생각이 망설였던 쇼핑을 질러야겠다 였던 때도 있다.

장기기증이나 시신기증은 죽기 전에 할일도 아니고, 누구나 언젠가 죽으니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가치관에 따라 종종 생각해볼 일이다. 무겁게 말고 슬프게도 말고 가족이나 지인과 대화하는 분위기가 생기길 바란다.


칠순케익3.JPG 칠순 케잌

나의 부모는 죽음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경험했음에도 노인이 된 지금도 죽음이란 단어조차 입에 올리지 못하게 한다. 35년을 살다 간 사람은 105년을 산 사람보다 슬프고 잘못 산것일까. 너무 이른 이별은 물론 아프지만 모든 이별은 아프다. 살아 있는 동안 오늘 당장 어떻게 한번 더 웃고 고통 없이 살지가 중요하지 언젠가 다가올 죽음 때문에 지금 슬퍼하고 지금 고통 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장기기증과 시신기증 희망등록은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으나, 뇌사로 장기를 기증한 경우나 인체조직을 기증한 후에는 시신 기증을 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일단 어찌될지 몰라 두가지 다 등록을 해둔 상태이다.


장기기증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같은 등록기관에서 등록이 가능하며, 질병관리본부 산하 장기이식관리센터가 서약자 정보를 통합 관리한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니 스티커가 우편으로 날아와서 신분증에 장기기증 의향자를 나타낼 수 있는 스티커를 부착하라고 해서 붙여 두었다.

장기기증.jpg 장기기증 스티커


시신기증

각 대학의 의과대학에서 개별적으로 관리하므로, 기증 희망자는 기증하기를 원하는 대학병원이나 의과대학에 별도로 문의해야 한다. 어느 의대에 기증할지 고민하기 귀찮아서 그냥 모교의 의대에 문의를 하니 신청서를 우편으로 보내주길래 작성하여 우편으로 회신하였다.

시신은 서울과 경기도 지역까지만 가지러 온다고 하며 지방에서 사망할 경우 기존의 시신 기증 신청이 의미없어진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네이버 맵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고 치면 집 주변에 신청가능한 곳이 엄청 많이 뜬다. 가까운 곳 가서 설명 듣고 신청하면 된다. 19세 이상 성인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이것 역시 부모님을 모시고 갔는데 설명만 듣고 안해도 된다고 했는데 역시 신청하지 않으셨다. 나는 해외로 나가기 전에 형제들을 모아놓고 함부로 연명을 하는 것의 위험성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아직 닥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왜 이런 대화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했다.


의사가 가장 먼저 도착한 보호자 한명을 붙잡고 싸인하라고 종이를 내밀 경우, 부모의 연명의료에 대한 의향을 이미 잘 파악하고 있다거나 의미없는 생명유지 장치는 하지 마세요 라고 즉각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미리 가족과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필요할 경우 미리 서약서를 쓰거나 기록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 사람의 생각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의향서 신청 후에도 막상 치료를 받을 때 본인이 생각이 바뀌면 그 의사를 언제든지 말할 수 있다.


문제는 본인이 연명치료를 원한지 않아도 의식이 없을 경우 자식들의 의사를 묻게 되는데 자식 중 과연 몇명이나 중단해달라고 말할수 있을까? 따라서 평소에 자녀들에게도 아주 분명하게 본인의 의사를 말해두어야 하고 그러려면 질병이 닥치기 전에 아주 판단력이 또렷할때 가족들과 이런 대화를 진지하게 꼭 나누어야 한다.


2023 우유니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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