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던 시간 동안

나는,

by Noname

어느날 네가 말했다.


"음, 갑자기 이렇게 되어서 너에게는 미안하게 생각해."


그리고 너는 그 뒤로 아무말이 없었다.


정확히는 평소에도 먼저 연락을 하지 않던 네가

그나마도 유지되던 단톡방이 사라지면서

나의 곁에서도 사라진 것이다.


우리는 그걸 그저 네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그런 상황에서 서로에게 개인적으로 안부를 묻기도 하니까.


그러나 너는 그러지 않았다.

너는 그러니까 아예 나와 처음부터 동떨어져있던 사람처럼

그렇게 우리에게서 슬며시 사라졌다.



몇날 며칠이 지났고, 몇주가 지났다.

역시 너는 조금도 나타나지 않았다.


너는 우리를 아예 잊어버린듯 했다.


마음이 쓰였다.

너는 웃는 모습이 참 해맑고 귀엽지만 어쩐지 어두운 구석이 있었다.


우리가 함께 였을때도 우리와 함게 있을 때는 세상 걱정이 없는 사람처럼 웃었지만

그리고 네가 다시 혼자가 되면 어쩐지 많이 위축되고 어두운 단어들이 네 속을 비췄다.


마음이 쓰였다.

어쩐지 너는 나와 같이 사람을 밀어내는 듯이 보였다.

그래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껏 밝은 얼굴로 호탕한 웃음소리로 꾸며대어도


어디선가 나와 같은 그 숨겨진 우울과 불안의 흔적이 스쳤다.


네가 없던 시간 동안 충분히 잘지냈다.


그러나 그 사이에 나 역시 몇몇을 잃었고, 그러면서 나는 네가 그리웠다.

잃은 것은 아니니 내가 잡으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선뜻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애꿎게 술마시고 두어번 전화를 했었다.


처음엔 받았고,

두번째엔 받지 않고, 다음날 메시지를 하나 보내온 너였다.


"너 새벽에 전화 했던거 기억나?"


기억나지 않는 척을 했다. 너는 '그럴줄알았어.'하고는 다시 말이 없었다.


그리고는 다시 저 멀리로 튕겨져 나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또 하염없이 튕겨져 나가 멀어지는 너를 그저 보고만 있었다.



그 이후로 한번 연락이 왔다.

내가 여자친구와 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너는 그저 '뭐하고 있어?'라고 보냈고, 나는 근무중인 현장 사진을 찍어보냈다.


난 또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너의 이야기가 나왔다.

다음날 바로 네게 연락을 했다. 뭐하고 있냐고 저녁에 다같이 보자고.

답장이 없어 애가 타는 마음에 전화를 했다.

운동을 하러 갔다는 너에게 아니라고 나오라고 애들은 다 바쁘니 둘이 봐도 좋지 않겠냐고 용기를 내서 물었다.


나는 네가 보고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네가 없던 그 날들이 견딜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제야 내가 표현하지 못하고, 아닌척하려고 꾸며댄 그 모든 행동과 말들이 너에게 상처가 되었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너는 그렇게 숨어버린 거겠지.

언젠가 네가 내게 말했다.


'나는 네가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어.'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다시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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