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010] 이룬 것 없어 불안하다

이룬 것 없이 죽게 될까 봐 무섭다

by Noname

밑도 끝도 없이 그런 불안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노력으로 이어지기보다는 무기력으로 이어지고,

명치에 축구공이라도 맞은 듯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으로 이어진다.


이윽고, 지인에게 푸념한다.

지금까지 이룬 게 하나도 없어.

난 말이야, 이것도 저것도 다 하고 싶었는데 나에겐 그럴 능력이 없어.


이미 늦은 거 같아.

나중에 시골에서 개밥이나 만들면서 살아야겠어.


사실 이런 일은 한 달에 한 번씩 겪는 호르몬 변화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걸 알지만


몸에 피로도가 극에 치달을 때면

호르몬이고 뭐고 그대로 정말 인생의 끝이라도 본 사람처럼

요란스럽게 소용돌이에 빠져버린다.


알고 있다. 늦지 않았다. 노력하면 된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내가 이런 불안감과 절망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런 절망감과 무력감을 시뮬레이션할 때마다,

마치 그게 진짜라도 된냥, 베갯잇에 눈물을 뚝뚝 흘리지만


빠르면 내일 아침, 늦으면 내일모레쯤에는

'이룬 것이 없어 불안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오늘을 딛고

'이룬 것이 없어도 괜찮은 삶'이라는 걸

그 괜찮을 삶을 내가 이미 살아내고 있다는 걸


그 온갖 번뇌 속에서 결코 '나 자신'을 놓지 않고

꿋꿋하게 '나'를 느껴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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