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751 마음 관찰자

어렵다.

by Noname

2018년 6월 처음 명상을 하러 지리산에 갔었다.

꾸준히 한 덕에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었다.


한때는 대둔산 명상 센터에 스텝으로도 있었다.

도움을 청하는 분들께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명상을 도와드리기도 했었다.


은연 중에 우월감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으니 뿌듯하고 좋았나보다.


꾸준히 노력하여 내 마음을 인지하면서 매일 명상과 몸치유를 하며 잘 지냈었다.


하지만 나는 내 본업을 매우 사랑했기에, 다시 세상에 나와 일을 하게 되었다.

삶을 충분히 자유롭게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만심도 작용했었다.



일을 하면서 반년동안은 매우 잘 해냈다.

충분했다.


그리고 이후 반년 부터는 마음을 버리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PM에 사업기획에 온갖 일을 다 해야하는 중소기업 팀장이었기에 만나는 사람도 정말 많았고, 하루에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도, 그 유형도 갖가지였다.


콜포비아가 지금처럼 심하진 않았는데, 그때의 영향이 매우 크다. 당시 임원급의 분이 밤 11시는 물론, 주말 아침 연락도 불사하신 분이라 더더욱 심해졌다.

원래는 그냥 무음모드였는데 이제는 아예 통화 거절 상태가 평상시 모드이다.


그렇게 서서히 사람들을 내 삶에서 차단시켜버리기 시작했다.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내 시간 1분 1초가 소중했다.


이제보니 내가 가진 거라곤 시간 밖에 없기에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걸 지키려는 집착이었다.


가르침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가장 유능한 사람이 가장 무능한 사람이다.


일과 수치에 매달리면서 감정을 하찮게 여기게 되었다.


지난번 7회기 상담때,

화가 나는 일이 있어 그 일로 하루 종일 속이 시끄러웠으며, 그 중에서도 그런 가치없는 일에 내 마음에 화가 일어 하루 종일 그런 상태에 있었다는게 가장 못마땅하다고 말씀 드리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감정을 받아들이고, 감정에게 시간을 주셔야해요."


아...

나는 나의 감정을 무참히 짓밟아버리고 있었다.

마음공부를 했었던 사람인데, 마음의 중요성을 그리도 잘 알면서

어느 순간, 짐승보다 못하게 주변 모든 것들을 다 버리다 못해 내 마음까지 다 버려 버리고, 머리만 굴리며 달리고 있었다.


명상도 근 2년간 드물게 해왔었다.


매번 명상을 해야지 하면서 다른 것들에 정신이 팔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말이다.


제일 중요한 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일인데,

내가 나를 이렇게 방치하다니


내 스스로 인정해주지 않은 마음들이 실타래처럼 얽히고 섥혀

그저 커다란 미움과 거부 배리어를 만들어 놓은 것 같다.


그러니 다산의 마지막 공부라는 심경이 얼마나 큰 공부인지

다시 한번 절실하게 나 자신을 위해서, 마음을 다 잡는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마음을 최우선으로 알아차리고 돌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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