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동안 뭘했을까.
페이스북에 10년전 사진이 떴다.
세네갈을 떠나 오기 전 사진들.
10년간 나는 무엇을 했을까.
개발도상국 컨설팅을 위해서 취득한 기술사 자격증이었는데,
관련 교육도 받고, 관련 자격증도 추가 취득하였었고, 다시 떠나려하였으나 그러지 못했다.
2017년 4월부터 나의 행보는 나름 열심히 살았으나 뚜렷한 결과는 없다.
아니, 그게 아니라
떠나지 못한게 문제이다.
마음이 쓰리다.
왜 나는 이렇게 얽매여있을까.
누구도 날 옭아맨 적은 없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두려움과 불안이 문제다.
학습된 무기력
아빠가 병에 걸렸다는 연락을 받았을때,
집에선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아빠가 살아갈 날이 6개월 밖엔 남지 않았다고 했다.
오지 말라고 하질 말던가.
가족이라는 관계에 얽혀있다는 것, 바로 그 변수때문에 더 가족을 만들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랑한다는 존재를 자기 뜻대로 휘두루는 폭력은 사랑이 아니다.
왜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할까?
그러가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나를 옭아매도록 내버려 둔 나의 잘못이다.
대담하지 못한거다. 사랑받고 싶었던 거겠지.
그러나 이제 아무런 의욕이 없다.
영국으로 떠난 거북이와 나누었던 대화가 위안이 된다.
다시 무엇을 계획하기에는 힘이 없다.
나의 영혼에서는 시체 썪는 냄새가 나는것 같다.
정말 잘 살고 싶었는데,
그래도 아직 꾸역꾸역 살아있다.
벌써 브런치 일기도 600개나 썼잖아.
괜찮아, 잘 하고 있어.
그나저나 황열병 예방주사가 만료되어서,
만약 다시 가려한다면 다시 맞아야겠지.
어디로 가고싶은 건지, 뭘 하고 싶은 건지 이젠 도통 모르게 됐다.
오춘기인지, 갱년기인지
화가 난다. 호르몬이 불안정한 시기이니 그러려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