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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Dec 20. 2023

마흔-354 사건발생 1주년

어쩐지 이정도로 겨울이 싫진 않았는데

사건발생 1주년이엇다. 


어쩐지 이 정도로 겨울을 싫어하진 않았는데, 


날씨와 향기는 무의식 속 기억을 몸으로 전달하는 트리거이다. 

그렇기에 특정 날씨와 향기 등에 노출되면 자연히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한 방어모드가 된다. 


겨울이 이정도로 싫었던 건, 명상과 최면치유 덕에 많이 호전되었었다. 


그런데 유독 이번 겨울, 나는 맥을 못추고, 증가한 심박과 가슴 답답함, 집중력 상실 

즉 트라우마 반응이 몸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트라우마와 통증'이라는 책을 읽으며 알았다. 


이게 트라우마 반응이구나. 

그런데 무슨 트라우지?


아, 작년 딱 오늘을 전후로 발생한 사건 때문이었다. 


그 겨울 내내 같은 말을 10번도 넘게 하며 조사와 상담을 받고, 

당시 발생한 남성의 여성 가해 사건들의 심각도가 높았기에 그 불안감과 두려움, 긴장 불안에 빠져있었다. 


사건은 말하자면 성희롱 사건이다. 나만이 아니라 여럿이 피해자로 연루되어있던. 

그런데 가해자가 나를 타겟으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말을 하고 다녔던 것이 2차 문제이고, 

그 사건들에 반응한 일부의 남자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낯모를 타인에 대한 경계도를 더 높이게 되었었다. 



지난 번 연말 모임에서 심리상담을 1년간 받게된 계기를 이야기할 땐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전혀 아니었다. 


어쩐지 약자의 입장에서 피해를 당한다는 느낌이, 

그리하여 나는 피해자니까 제발 좀 그냥 내버려두고 너희가 알아서 좀 해줘라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부쩍 커졌었나보다. 



아침 지하철에서 책을 읽으며 자각하고 났더니, 지하철 역사의 사람들도 차가운 공기도 상쾌하게 느껴졌다. 


자각, 알아차림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또한 내가 그 이상으로 성장하리라는 강한 자기확신 또한 


평범하게 세팅된 뇌를 갖고 싶지만, 

인생이란 고난의 깊이 만큼 반대급부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괜찮다. 충분하다. 진짜 1년간 너무 고생 많았다. 


덕분에 심신이 재정비를 마쳤다.


1보 후퇴 마무리하고, 2보 전진하는 2024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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