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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Apr 24. 2024

마흔-229 반가워 내 장기

건강검진하다 뭉클

작년 오늘 이사를 했고, 건강검진을 했다.

그리고 오늘 건강검진을 하고, 바디프로필 촬영 체험이 있다.


오늘은 내 몸을 안팎으로 살펴보는 날이려나.


문진표가 아예 다른 사람의 집으로 오발송되는 바람에

오늘 아침 문진표를 작성하기로 했다.


어제 낮 이후로 단수와 절식 중이라 한참 당이 떨어져 기운이 없는데,

문진표 작성에 세명이나 되는 분들이 내게 말을 거셨다.


문진표 누락, 기재된 정보 오입력 등... 조금 언짢아졌다.

이건 당이 떨어져서야 생각하며 정신줄을 잡고 있었다.


이래저래 몇장 되지 않는 문진표 작성으로 45분이 소요된 뒤에야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

그제야서 "그래 그럴 수 있지. 시골병원 같이 정겹고 좋네."싶었다.


그러고보니 다른 건강검진센터랑 다르게 간호사 분들이 직접 안내를 해주시고,

분위기도 보아하니 실수하는 직원에게 모든 분들이 나서서 도와주는 분위기였다.


안내에 따라 장기 초음파를 보러 들어갔다.

으레 보던 초음파 영상인데,


회백색의 화면에 비춰진 나의 장기들이 너무나 반가운거라..


너무나 고맙고, 기특하고, 경이로워 뭉클해졌다.


숨 들이쉬고~~~ 한참을 있다가 내쉬라고 하시는데


내 장기들에게 한가득 응원을 보내며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나의 박동하는 우주.

쉴새 없이 꿈틀거리며 내가 알아주지 않는데도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의 우주, 나의 국민, 나의 세포, 나의 전부, 나의 삶이자 나의 구성원


나의 가족, 나의 목숨


귀하다.

너무나도 소중하다.


어화둥둥 업어줄 수 있다면 나의 몸을 이루는 이 모든 세포들에게

나의 정신을 이루는 이 모든 전자기파들에게


"무궁한 영광을 받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맹세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뭉클하고, 경이로운 일이 모든 사람들에게서, 국가에서, 지구에서, 우주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나는 작은 세포이며, 나는 장기이며, 나는 사람이며, 나는 가정이며, 국가이고, 우주라는

이 삶에 대하여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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