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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나무 Nov 25. 2024

이번엔 상체가 흔들리네요

저번 레슨에서 공과 거리도 잡았고 (팔 길이 + 채 길이) 그립도 맞게 잡고 있다고 확인받았다. 그리고 공을 향해 가는 스텝도 왼발부터 잔발로 이동하는 것도 배웠다. 공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공을 기다리며 옆으로 이동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처음 배운건 아니지만, 마치 처음 배우는 것 처럼 '아!'하고 알게되었다고나 할까. 


잔 스텝으로 가서 공을 기다려야 공이 한 번 튀어 올라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때를 노렸다가 칠 수 있었다. 

그 타이밍에 맞춰 몸도 회전시켜 돌려 치는 힘을 최대로 만들고, 공도 에너지가 가장 높을 때 "팡"쳐서 멀리 보내려는 거구나.

"선생님, 그런 거죠?" 하니 눈이 동그래지신다. 

그런 걸 어떻게 안다는 눈빛과 잘 아는데 왜 못 치냐는 것이 혼재되어 있는 눈빛이다.  


"그런데 회원님은 상체가 흔들려요" 매우 아쉽다는 표정으로 알려주신다. 

'잉? 그런데 상체가 흔들린다고? 그건 뭐지?'


코치가 다가온다. 두근두근. 

채는 공을 맞히고 나서 쭉 던지든 밀어서 왼쪽 어깨너머로 보내기만 하면 되는데 나는 후려치려고 하니 상체가 흔들리는 거라고 두 자세를 비교해서 보여준다. 상체가 흔들리는게 보인다.  


"후려쳐야 힘이 전달되는 거 아니에요?"

코치의 미간이 다시 모아진다.  

"헬스 해보셨어요?"

'오, 제가 또 헬스 좀 해봤죠!' 아우성치는 나의 내면과 달리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어서 설명해 보라는 싸인을 보냈다. 


"가슴운동할 때 버터야 하는 지점보다 더 가면 오히려 긴장이 풀려 운동효과가 떨어지잖아요?"

수강생 눈높이에 맞는 설명이다. 헬스 때 "딱 거기까지"만 동작해야 한다는 설명을 지긋지긋하게 많이 들었는데 그게 어딘지 딱 금이 그어진게 아니니 혼자 헬스 할 때는 '이건가? 이 느낌인가?' 했었다. 그리곤 끝내 '거기까지를 몰라 헬스 독립을 못했지. 그러고 보니 코치의 몸이 웨이트를 많이 한 몸이다. 


"테니스 공칠 때도 채를 날리며 몸을 '이만큼'만 하면 되는데 회원님은 거기서 더 가요."

또 "이만큼" 나왔다. 허공에 내 나름의 감으로 잡아놔야 하는 "이만큼"이 너무도 어렵다. 


상체가 움직이지 않게, 공을 힘껏 후려치려 하지 않고 채를 궤적대로 넘기려고만 하는 느낌으로 남은 시간에 집중했다. 


"코치님, 팡팡 소리가 나게 날리는 강서브는 어느 날 되는 건가요? 노력해서 만드는 건가요?" 

코치의 미간이 다시 구겨지고, 답이 들려오진 않는다. 때 되면 안다는 건가? 안 들렸나? 

클럽 때 서브를 한 번은 세게 쳐서 보내고 실패하면 두 번째는 슬쩍 넘겨 정확히 보내는 사람이 있는데 멋있어 보인단 말이지. 


이런 것도 할 때가 되면 누군가 알려주고, 나는 배우고 있겠지. 

지금 해야 할 일은 “상체를 흔들지 않기” “채를 이만큼”만 돌리는 감을 잡아가는 것이다. 


글 쓰면서 다시 이미지트레이닝 해보고, 

레슨 때는 거침없이 팡팡 쳐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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