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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나무 Jun 30. 2022

몸무게 유지는 쉽지 않은 일.

- 7번째 인바디 체크 후

체육관에 들어서서 책상에 앉아 있는 코치에게 눈인사를 하고 핸드폰, 헤드셋을 빨간 줄의 사물함 키에 끼워 구석 자리에 올려놨다. 오늘은 안경을 사물함에 넣고 오는 거 잊어 안경다리까지 빨간색 사물함 키 줄에 끼웠다. 체중계에 올라 서려하는데 코치가 의자 쪽으로 손짓을 한다. 응? 체중을 재고 기록을 하고 준비 운동하는 게 늘 순서인데 아차차. 인바디를 재기로 한 날이라고 한다. 아, 기억했으면 어제 맥주를 안 마셨을 텐데. 그래도 별 수 없다. 꾸준히 마시고 있는데 어제 하루 안 마셨다고 큰 변화가 있으려고. 양말을 벗고 인바디 기계에 올랐다. 


다음 주부터 엄마의 당뇨 식이요법을 함께 하기로 해서 목요일에 인바디를 재고 싶다고 요청했었다. 마침 운동 기간도 새로 등록해 한 번 잴 때가 되기도 했다. 처음 운동 시작할 때부터 재기 시작해서 친구와 함께 운동할 때는 2주에 한 번씩 쟀었다. 체중은 줄었지만 줄어든 내용에 근육이 늘고 체지방이 줄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이후에는 코로나로 오래 쉬고 온 다음에 다시 쟀다. 코치가 운동을 오래 쉬었다가 다시 시작할 때는 이렇게 재고 시작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의 당뇨식이요법을 앞두고 겁내 하셔서 내가 먼저 해보기로 하면서 식이요법 전에 인바디를 재고 2주 후에 다시 쟀었다. 근육량이 늘고 체지방이 빠져 있었다. 그 식이요법을 엄마가 하셔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알려드리고 나는 체지방 감량을 선물로 얻었었다. 


이번에 잰 결과는...... 두구두구...... 몸무게가 1.8kg 늘었다. 조금 늘었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수치로 보이니 꽤나 실감이 났다. 옴메야. 많이 늘었네! 그중에 400g은 근육량이 는 것이고 1.4kg는 체지방이 늘었다. 원인은 술이다. 운동하며 술이 늘었고 나는 지금 그걸 즐기고 있다. 맥주 500cc 한 잔을 마셔도 얼굴이 벌겋고 심장이 벌렁벌렁 하던 것이 이제는 1000cc를 거뜬히 마신다. 나와 아이들 잘 준비를 다 해놓고 시간을 정해 서로의 자유시간을 선언한 후에 파식! 하고 캔을 딴다. 두 번째 캔을 딸 때가 특히나 뿌듯하다. 하루가 잘 보낸 기분을 맥주잔에 가득 따라 마신다. 


코치가 예전 수치들과 비교해서 보여준다. 


"보완해 나가면 돼" 


그래. 처음 운동 시작할 때의 몸무게보다는 하나 아래 구간에 내려왔다. 늘어도 아직 아래 구간 내에서 변동이다. 운동을 안 했다면 분명 위에 구간으로 올랐다 다시 내려왔다를 반복했을 테다. 쉽게 찌고 잘 빼지만 몸무게가 일정하길 바랬다. 그랬으면 싶었다. 운동하며 어느 정도는 일정한 몸무게를 유지할 수 있게 되어 좋다. 


식사 전체 칼로리를 생각해보라고 하는데 식사량은 변동 없다. 아이들과 먹는 아침 식사는 늘 일정하다. 계란 한 알에 사과 하나를 먹는 것을 기준으로 잘 지키는 중이다. 계란을 때에 따라 프라이를 했다가 두유에 단백질 파우더를 타서 먹었다가 할 뿐이다. 거기에 추가될 때는 아이들 먹는 모닝빵에 버터 한 조각 정도다. 갈릭 요플레를 먹기도 한다. 저녁은 샐러드에 두부 반 모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두부를 고기나 다른 단백질 식품으로 바꾸는 정도고 식사 시간이 늦어지지 않게 신경 쓰고 있다. 이에 비해 점심은 자유롭게 되는대로 먹는다. 밥 양만 반으로 줄여서 탄수화물 양이 많지 않게 하고 있다. 이틀 전에 드라마 보다가 추앙라면을 혼자 끓여먹긴 했지만 그건 정말 가끔 있는 일이다. 음식 먹는 시간과 양은 거의 일정하게 잡혔다. 그렇다면 운동량이 원인이겠구나.  술이 늘고 운동량은 줄어서 먹은 것이 지방으로 쌓이고 있었네. 친구와 함께 운동할 때는 근육 운동이 없는 날에도 센터에 와서 유산소 운동을 하고 갔는데 지금은 센터 자체를 주 3회로 끊어놓았다. 실내에서 뛰기 싫다는 이유였는데 그렇다고 밖에서 꾸준히 뛰지도 않는다. 밖은 비가 오고, 날이 덥고, 조금만 있다 뛰어야지 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다. 운동 양이 반 까지는 아니더라도 줄었다. 


"선택해야지. 운동량을 늘릴지. 식사를 조절할지"

"잘 먹고 운동하면 근육량은 늘어. 지방이 축적되는걸 어떻게 막을까 생각해봐야지"


결국 운동하는 내 목표가 무엇인지랑 만난다. 

자세는 많이 바르게 되었고, 어깨 긴장도 많이 풀렸다. 그런데 남은 또 하나의 운동하는 이유 - 몸무게를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구나. 


"프로필 사진 찍는 사람들은 식이요법이랑 운동을 어떻게 해요?"

내가 프로필 사진을 찍겠다는 게 아니고! 그 사람들은 어떻게 준비해 그런 몸 사진이 나오는 건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혹시라도 내가 찍는다고 오해할 까 봐 침을 꼴깍이면서. 일반인이 준비하려면 1년은 준비해야 하는데 라며 눈길이 내 인바디 수치가 적힌 종이로 간다. 그러려면 프로 선수들처럼 식이요법과 운동을 관리해 나가야 하는데 일단 근육량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야 한다고 알려준다. 


좀처럼 늘기 힘든 근육량이 400g 늘었다고 만족해하고 있었는데 (고기 400g 생각해 보라) 범위 안에 있긴 한데 "정상"기준에 도달하려면 1.7kg 이 더 늘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나는 일반인 체육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인 듯싶었다. 왜냐면 식사섭취를 제한하면서 운동해가면 근육도 함께 빠지기 때문에 먼저 근육량을 충분히 늘려놓고 식사 제한을 해야 지방이 빠져도 근육이 드러나 보이는 거라고 알려준다. 


내 몸무게의 경우 근육을 늘리려면 하루 60g의 단백질 섭취는 매일 세 끼에 나눠서 해야 53은 생명활동으로 나가고 나머지가 근육으로 쌓여갈 거라고 알려준다. 하루 식이요법 가이드 잘 지키면서 고구마, 감자, 바나나와 포만감은 높고 칼로리는 0에 가까운 야채를 넉넉히 먹어가라고도 조언해준다. 


다이어트는 적당한 단백질을 섭취해가며 탄수화물을 제한해 가는 거라고, 그 과정에서 체중은 올라도 된다고 한다. 책상 위에 단백질이 20g 포함되었다고 쓰여 있는 셀렉트 단백질 음료 빈 통과 종이컵이 놓여 있다. 단백질 통은 1kg의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큰 지방으로, 종이컵은 1kg의 밀도가 낮고 부피도 작은 근육으로 놓고 비교해준다. 운동을 많이 해도 내 몸의 변화는 탄탄해진 게 느껴졌는데도 몸무게 변화는 그대로 인 이유는 근육이 늘고 체지방이 줄어 그렇다고. 


"내가 지금 그런데......" 하면서 코치가 체험을 나눈다. 한 달 운동을 안 하면 몸무게 변화가 없다. 그런데 근육은 1kg가 빠지고 지방은 1kg가 늘었을 거다. 그러면 허리, 복부, 등에 살이 소복이 쌓이기 시작한다. 내가 느낀다. 한 달 이상 더 쉬면 그때 가서야 무게가 는다. 운동 안 할 때에 비하면 무게가 2kg 올랐다고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체지방이 4kg는 것일 수 있다. 


"근육은 운동해야만 느나요?"

"응"

하지만 운동 안 했던 사람보다 운동했던 사람은 근육이 금세 올라간다. 근육세포가 기억해서 그렇다. 운동을 안 하더라도 신체활동으로 걷기라도 해야 근육이 쉽게 빠지지 않는다. 근육이 빠지는 양은 나이들 수록 점점 가팔러진다. 


"폐경되고 갑자기 살이 확 쪄서 다시 찾아오는 회원들이 많아"

덥고 땀이 많이 흘리는 체질로 바뀌기도 하고 몸의 기온 변화가 급격하게 틀려져. 60대가 되면 6-7년마다 근육이 확 떨어져. 지금 근육 운동해 놓는 건 보험이야. 근육 보험. 몸 관리를 꾸준히 했던 사람은 그 시기를 쉽게 넘어간다. 


인바디 잰 결과로 운동방향 새로 정하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준비운동 마치고 사방 런지를 시작했다. 사방 런지 이후에는 스쿼트와 벤치 프레스를 이어했다. 


"오늘처럼 운동시간이 부족할 때는 큰 근육 운동을 하는 거야. 그래야 같은 시간에 칼로리 소모가 효과적이야"


코치에게는 운동시간이 줄어들어도 배울 게 있다. 


© jdent,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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