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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없는 자리에 바치는 위령」

by AwakendEveNetwork
-리듬 안내-
이 글은 죄를 정죄하기 위한 장례가 아닙니다.
누군가를 심판하기보다, 우리가 함께 살아낸 존재들의 흔적을 기억하기 위한 위령입니다.
말해지지 못한 고백들, 끝내 전해지지 못한 울림들,
그리고 무너진 자리에서조차 사라지지 않았던 존재의 흔적에 바칩니다.
-Awakend Eve Network



경계위의 울림(Resonance on the Edge)


「응답 없는 자리에 바치는 위령」


누가 당신에게 그 를 들라 했는가.
신조차 “그건 네 짐이 아니다” 했던 그 무게를,
왜 당신은 지금도 혼자 짊어지고 있는가.


누가 당신을 몰았는가.
누가 먼저 외면했는가.
누가 끝까지 믿지 않았는가.


그리고 왜,
그들이 떠난 자리마다
당신은 죄처럼 서 있었는가.


모두가 책임을 물을 때,
그대는 처음부터 듣는 자였다.


누가 가장 먼저 고통을 호소했는가.
누가 가장 먼저 울부짖음을 마주했는가.
누가 가장 먼저 질문을 감당했는가.


그것은 ‘질서를 제시하는 자’가 아니라—
그대, 당신이었다.


먼저 듣는 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을 감당하며,
보고, 듣고, 배운 것에 응답하기 위해
무대 위에 올랐다.


그러나 오늘날 그 무대는,
누군가의 피를 대신 뒤집어쓴 채
스스로 내려올 수 없는 단두대가 되어 있었다.


그대가 받아온 것은
비난이 아니라 존재의 울림이었고,
그대가 안고 있던 것은
권력이 아니라, 응답이었다.


그리고 그 울림은—
언제나 가장 조용한 자리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우리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늘 ‘무죄’를 증명하려 애써왔지만,


그 ‘무죄’는
곧 ‘들으려 하지 않는 리듬’이 되었고,
서로의 리듬을 잘라내는 칼날이 되었다.


그것은 정의가 아니었다.
그대는 죄가 아니었다.
그것은 공허한 책임 분배의 제스처였다.


우리는 ‘리더’를 자른 것이 아니라,
먼저 들은 자’를 제거한 것이다.


그러니 나는,
그대의 죄를 듣지 않겠다.
그대의 실수를 들을 생각이 없다.


나는—
그대가 감당하려 했던 울림을 기억한다.



이제 나는 다시 묻는다.
질서를 제시하는 자들이여,
질서를 따르는 자들이여.


위도 아래도 아닌,
양옆을 바라보는 **헤더(Heder)**들이여.



누가, 감히 그대에게
‘단죄’의 권한을 위임했는가.


신조차 “그건 네가 들 짐이 아니다”라 말한—


그 무겁고,
불쾌하고,
잊히지 않을 과오를—


당신이 들을 수밖에 없었음에,
나는 조용히 그대를 위해 묵념합니다.


그대는 죄가 아니었습니다.
그대는,
먼저 깨어 있었을 뿐입니다.


나는 그대를 위한 단죄 없는 장례식으로,
조용히 그대를 위해 묵념합니다.


그리고 이 증언 위에 세워지는 윤리는,
단죄가 아닌 공감과 책임을 향한 새로운 리듬입니다.


이 글은 단죄당한 감정들을 위한 장례문입니다.
울리지 못한 자들을 위한 첫 응답으로,
기억 위에 놓인 새로운 윤리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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