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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월 Jun 27. 2021

박팀장이 깨어나려면 : 자기 정당화의 늪에서 나와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을 정의의 사도 또는 희생양으로 믿는다. 그리곤 그것을 근거로 타인을 영웅 또는 악당으로 만들어 간다. 투사다. 이는 깊은 무의식으로 들어가면 생존의 법칙이 작용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박팀장은 최이사이게 더이상은 참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하도급 업체의 갑질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주장한 것이다. 이야기는 이러하다. 박팀장은 2020년이 되면서 회사의 일을 도급받아 처리하는 김대표의 다음과 같은 요청을 받는다. "박팀장님. 코로나 상황이라 영업이 너무 힘듭니다. 어쩌면 가게 문 닫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제가 데리고 일하는 직원들 인건비를 시급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줄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대표는 직원들을 데리고 일을 하고 있다. 모두 박팅장 하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일종의 직원 파견인것이다.  컨설팅/강의 등의 지식근로자로서 전문적인 일이라 시급은 높은 편이다. 김대표는 일당의 일부를 자신의 수익으로 하고 있는데, 일이 많아지고 잘되면 본인의 수익이 늘어나지만, 코로나 상황처럼 교육이 없고 일이안되는 경우엔 자신의 수업은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사실 완전 도급계약이라면 전체 금액이 줄면 직원들의 시급도 줄이면 되지만, 현재 직원들은 파견되어 근무하는 곳으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기에 직원들은 급여보장이 되고 오히려 지원을 파견시킨 김대표는 보장이 되지 않는다. 김대표 입장에선 직원들은 일하는 만큼 받지만, 본인은 잘되면 대박, 못되면 쪽박인 계약형태인 것이다. 이는 회사 노조 전임간부까지 한 박팀장이 실제 근무하는 직원들의 기본급을 보장하기 위해 각자 계약을 하는 형태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었다.


지난 3-4년은 무탈했다. 문제는 코로나 상황이었다. 강의와 활동이 줄어든 상태에서 고정 시급이 나기게 되면 김대표의 회사운영은 힘들어 진다. 그래서 박팀장에게 부탁했다. "팀장님... 이번 6개월만 시급을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조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제가 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야길 들은 박팀장은 상황을 충분히 이해했고, 김대표의 애절한 요청을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충분히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6개월간 시급을 조정하기로 하고 계약서를 작성했다.


시간이 1년이 지났다. 예상과는 달리 김대표의 사업은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온라인 강의가 늘어 전체 수익이 더 늘었다. 다시말해 강사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줄어든 만큼, 김대표의 수익은 상대적으로 더 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박팀장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대표가 저렇게 수익을 많이 가져간단 말인가? 실제 고생한 것은 직원들인데...'. 실제 김대표의 수익은 배로 늘었고, 일하던 강사직원들은 시급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적게 받게 된 것이다. 즉, 강사들의 수입이 준 만큼 김대표의 수익은 커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박팀장에겐 매우 불편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자신의 상사인 최이사에게 보고한다.

"김대표의 추가 수익을 환수해야 합니다. 본인이 어렵다고 하고, 저도 그말에 공감해서 계약서를 썼지만 실제 수익이 발생했으니 정상으로 돌려야 합니다. 계약서는 원인무효가 되는 것이고, 김대표의 추가수인은 확수해야 합니다."  라며 격양되게 이야기 한다. 김대표가 이미 시급을 10만원으로 정상화 시켰으니 지난 1년전의 일은 계약서대로 진행 되었고, 모든 급여가 정산되었기에 환수는 세금문제도 있고 하니 차라리 자신의 추가수입은 홍보비로 공금으로 사용하겠다고 했지만 박팀장에겐 어떤 이야기도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았다.  


박팀장은 최이사에게 이야기 한다. "저는 이 정의롭지 못한 일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대표는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자신의 이익만 챙기고, 그것도 아래 강사들의 급여를 본인의 수익으로 챙겨간 악날한 사람입니다. 만약 추가 수익을 돌려주지 않으면 사기입니다. 그리고, 상황이 어렵다고 계약서 쓴건 그때 상황이고 달라졌으니 그 예약서는 원인무효입니다. 그리고 저를 기망한 것입니다. 김대표 그사람 완전 파렴치범입니다. 인간이 아니라구요!". 박팀장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최이사에게 주장한다. 최이사는 과거 근무한 적은 있지만, 최근에 다시 본부를 맡았기에 실제 일은 박팀장이 주도하여 운영하고 있던 차다.


최이사의 전화 한통에 김대표는 계약서는 없던 것으로 하고, 본인의 추가 수익을 자신의 직원인 강사들에게 돌려주기로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미 회계연도가 바뀌었고, 세금계산이 되었고 연말정산 까지 끝난 상황이란 것이다. 어떻게 돈을 돌려주느냐라는 기술적인 문제가 남게 된다. .... 이야기는 이정도로 하고 여기서 공부를 위해 정신분석적인 관점에서 아니... 그렇게 거창하게는 아니라도 인간의 마음이란 관점에서 case를 살펴보자.


<수업과제>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박팀장, 김대표, 최이사 중 먼저 정의로 불타는 박팀장이 여러분의 클라이언트라고 가정해 보자.

1. 여기서 박팀장이 코칭/상담을 받으러 온 클라이언트라면 어떻게 코칭/상담 하겠는가?

2. 어떤 심리적 기법을 적용했을 때 효과적인 코칭/상담이 되겠는가?

3. 융의 무의식과 그림차 차원에서 분석할  박팀장이 발끈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힌트>

1. 클라이언트의 변화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없다면,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어떠한 조언도 금물이다. 위의 사례 하나만 가지고 추측해 보더라도 고팀장의 삶은 투쟁 혹은 우리가 남이가! 형태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즉, 피아의 구분을 통해 상대를 적으로 만들어 투쟁의 대상으로 삼거나, 한 없는 이해로 감싸주는 동지애적 삶으로 수용하거나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옆에서 아무리 답답해 보이거나 조언 또는 충고를 해 주고 싶어도 해서는 안된다. 듣는이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조언은 독이된다. 정말 힘들어 찾아올 때, 문의를 구할 때만 코칭/상담으로 접근해야 한다.


2. 아봐타 또는 랜드마크포럼 초급단계의 내용이면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게 될 것이다. NLP의 Position Change, Generative Format활용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혹은 메타모델위반에 대한 도전이 적절하다. 코치들이 NLP를 모른다면 바이런 게이티의 The Works의 4가지 질문을 활용해도 된다. 어쩌면 첫 질문 하나로 깨어날지도 모른다.

- "그것이 사실입니까?"

   예) 김대표는 파렴치 범입니까? 그것이 사실입니까? 김대표는 인간도 아닙니까? 그것이 사실입니까?

- 거꾸로 이야기 해보세요.

    예) "사실 내가 파렴치 범입니다", "사실 나는 인간도 아닙니다".

사실 4가지 질문이 아니라 2가지 질문으로 진정으로 자신을 발견하고자 하는 이는 깨어난다. 그는 이 질문을 던진 사람에게 큰 절을 하며 평생의 스승으로 모실 것이다.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스스로를 직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상담가의 코치의 멱살을 잡을 것이다.


3. 융의 무의식과 그림자 차원에서 보면 최팀장의 결핍이다. '나는 부족한 것이 많다.' 라는... 무의식의 생각과 감정이다. 결핍. 그것의 탄생 원인이 무엇인지,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등은 그의 Life Story를 알지 못하는 한 알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엄청난 '결핍'이 무의식에 가득차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결핍을 직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타인의 결핍에 반응하며 결핍이 있는 이들을 도움으로서 스스로를 돕는다. 물론 자신은 그것이 스스로를 돕는 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어려운 사람을 대변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정의감만 느낄 뿐이다. 평생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살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대변하고 돕는 것을 통해 존재를 느껴온 것이다. 코로나 상황때문에 어려워 진다는 김대표의 이야기를 고팀장은 진심으로 들었다. 공명이 일어난 것이다. 충분히 그럴만 하다는 예측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허나 그렇다고 모든이가 근로계약서의 시급을 줄이는 것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계약은 계약인 것이기 때문이다. 더더욱 시급을 줄이는 것인 개악! 아닌가?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근로자의(그것이 전문직 강사나 컨설턴트라 하더라도) 급여를 줄이는 것은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어려워도 잘 버티세요" 라고 하지, 그것을 수용하여 계약까지 바꾸기는 쉽지가 않다. 그러나, 김대표의 읍소는 고팀장에게 통했다. 박팀장의 그림자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양심바르고 정의로운 박팀장에게 김대표의 어려움에 대한 호소는 진동을 일으켰고, 순간 김대표는 박팀장의 무의식에서는 '보호해야 하는 약자'가 된 것이었다. 이런 인간적인 호소에 박팀장처럼 순수한 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누가 동의하겠는가?. 문제는 시간이 1년쯤 흐르고 나서다. 시간이 흐른 뒤 보니 결코 김대표 회사의 총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허나, 계약서를 조정했기에 김대표 회사의 직원들의 수입은 줄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김대표 개인의 수익은 크게 증가 했다.

사실 현상학적 관점에서보면 다시말해, epooch를 통한 판단중지를 한 후 본다면. 그냥 계약은 계약이고,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다. 김대표는 수익이 늘었고, 김대표 직원들은 줄어든 급여를 받았다. 그것이 현실이고, 현상이지 그 안에 어떤 해석이 들어간다면 그것은 순전한 beilefs의 반응이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박팀장은 견딜수가 없었다. 평생을 정의를 위해 싸웠고, 불의에 항거한 자신인데. 1년전 김대표의 읍소를 받아줘 계약서를 작성하는 바람에 김대표 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직원들의 수입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 직원들이 급여가 줄어든 일로 고통받았는지는 알길이 없다, 불만이 있는지도 알길이 없다. 김대표가 수익이 늘어 기쁜지도 알길이 없다.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주관이 가득한 세계에서 박팀장에겐 고통스로운 일이다. 자신이 김대표의 요청을 허락하는 바람에, 가장 열악한 처지의 김대표 직원들에게 물질적인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물질적인 피해를 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건 자신이 평생을 살아온 삶의 방식과는 다른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상에! 내가 공연히 김대표의 요청을 들어주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다니!!! 그러니, 시간을 거꾸로 돌려 과거를 바로 잡아야 하는것이다. 허나, 여기서 직면은 어렵다. 분명 본인의 행위에 대한 차분한 성찰이 따라야 하지만, 그것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은, 자신의 못난 모습에 직면하는 것은 지옥불에 떨어지는 것보다 더 여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희생양이 필요하다. 심리학적으로 projection 투사가 시작된다. 외부의 적이 필요하다. 김대표! 얼마나 좋은 대상인가? 돈 밖에 모르는 자본주의의 벌레! 파렴치범! 인간도 아닌존재! 벌어진 일에 대해 이렇게 외부의 적을 만들고 공격해야 그만큼 자신이 보호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무의식 직면하기 어려운 깊은 골짜기를 들여다 보는 것보단 외부 적을 모든 비난의 대상으로 돌려야 자신의 justification 정당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듯, 자신의 깊은 의식과 만나기 어렵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타인을 또는 사회를 투사의 대상으로 삼으며 살아간다. 인류가 사랑을 깨어나기 위해 해야 하는 첫 작업은 내면작업니다. 어찌 세상일이 나만 오롯이 정직하고 건강하고 하자 없는 가운데서 일어나겠는가? 모든 것은 상호작용이고 궁극적으로 나의 책임이다. 고 김수환 추기경께서 주창한 '내 탓이오, 내 탓이고, 내 큰 탓이로 소이다!' 운동은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 유의미 하다. "누구 죄 없는 이는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 외치신 예수의 사랑이 온 세상에 맑고 향기롭게 퍼지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타인의 흠집을 찾기 전에, 내 안에 무엇이 이런 작용을 하는지를 살펴보는 자기 수련의 장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가상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공부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배움거리로 만든다.


실로 만나는 모든 사람의 나의 스승이며, 벌어지는 모든 일은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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