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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서 Jul 11. 2019

훈육

체벌?

엄마가 된 지 고작 32개월이다. 하지만 이보다도 훨씬 전에 깨달은 점이 있다. 매우 확신함으로 자신 있게 말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 부모가 인내심 있게 아이를 기다려주면 아이는 인내심을 배우고, 부모가 아이를 용서하면 아이는 용서를 배운다. 그리고 폭력을 일삼는 부모에게서는 폭력을 배운다. 부모의 충동과 분노를 피부로 겪으며 자신도 모르게 그래도 된다는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체벌권을 지운다는 법 개정 알림에 잠시 포털 세상이 들끓었던 적이 있다. 나라가 망조라는 과장이 지나친 댓글들이 줄이었다. 분명히 하건대,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아이를 때린다면 아이가 배우는 것은 다름 아닌 '폭력'이다. 폭력을 이용해 가르치려 했던 그 무엇은 물리적 아픔을 동반한 불편한 기억이 될 뿐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방을 치우라며 회초리를 들었다면, 아이에게 청소는 매를 피하기 위해 할 수 없이 하는 일일 뿐이며, 매가 사라지면 청소 할 이유도 없어진다.

반면, 예의 바른 부모에게서 예의 바른 아이가 자라고, 독서하는 부모에게서 독서가 아이가 자란다. 아이에게 깨끗함을 가르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부지런히 치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안방은 지저분 한데 공부방을 치우라고 하면 어느 아이인들 그걸 고이 받아들이겠는가.

가르침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단 착각을 하면 안된다, 체벌은 훈육의 다른 말이 아니라는 것을. 체벌과 훈육은 엄연히 다르다. 훈육은 가르침이고 체벌은 폭력이다. 그 점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자식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부모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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