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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연서 Apr 21. 2020

에일린 워노스

Aileen Wuornos


에일린 워노스. 부모에게 버림받고 조부모에게 학대당하고, 만 14살 때 할아버지 친구에게 성폭행당해 아이 낳아 입양 보내고, 집에서 쫓겨나 길거리 창녀로 살아간 여인. 이러한 인생의 결과는 7명의 연쇄 살인과 사형이다.
그녀의 엄마는 14살에 결혼을 해서 오빠와 그녀를 낳았으나 버렸고, 친부는 정신분열증이 있었을 뿐 아니라 그녀가 태어나기 전 아동 성범죄로 수감되어 그곳에서 자살하였다. 누구 하나 평범한 이가 없다. 할머니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없는 걸 보면 그나마 사랑을 주지 않았을까 싶지만, 일찍 돌아가셨다.
잘 가꾸면 꾀나 미인이었을 법한 이목구비지만, 삐뚤어진 이빨과 주름, 말투, 눈빛 등.. 살아온 세월의 풍파가 그대로 보이는 얼굴을 보면 저 크고 시들어버린 사람을 안아주고 싶어 진다. 아동학대와 폭력의 대물림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직업(엄마)을 가진 터라 더 그런가 보다.
하지만 거친 배경을 가졌다고 모두가 살인마가 되는 건 아니다. 살해를 당한 사람과 그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그녀는 악마이고 타고난 다혈질도 무시 못할 비극의 요인이다. 실제로 불같은 성격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차 버렸고 도움을 받을 기회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어렸을 적 충분히 사랑받았더라면, 더 보살핌 받았더라면, 초등학생 여자 아이가 성을 팔아 담배를 사는 일은 없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성폭행당해 아이를 가졌을 때도 가족에게서 조차 동정받지 못했으니 정상적인 성인이 되지 못한 게 당연하지 않을까. 그런 상황에서 외로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더 반사회적인 모습으로 무장했을 거라는 것이 전문적이지 못한 나의 생각이다.
아무리 타고난 성정이 난폭해도 사랑을 받고 올바른 교육을 받고, 정서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그녀만큼이나 결핍된 상태에서 아이를 가진 부모는 떠났고, 조부모는 인내심이라곤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를 발가벗겨놓고 벨트로 체찍질 하곤 했다고 한다. 끔찍한 폭력이다. 성적 학대도 있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선이었는지는 알고 싶지 않다. 집에서 쫓겨난 후에는 숲에 살며 유일하게 가진 몸을 팔아 생활했다. 그걸 생활이라고 할 수나 있을까 싶다. 그저 숨을 쉬니 살아지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제발 사회가 알아주면 좋겠다. 아이는 낳는 것이 아니라 돌보는 것임을. 낳기만 하고 돌보지 않으면 어찌 되는지가 궁금하다면 에일린 워노스의 삶을 보라. 그것이 오직 한 사람만의 불행이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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